검찰 “대북송금 최초 진술은 민주당 법률위원회 소속 변호사의 참여 하에 이뤄졌고, 이 전 부지사는 검찰 출석 요구도 여러 차례 불응했는데 어떻게 회유와 압박이 이뤄졌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옥중 자필노트’가 28일 공개됐는데, 그는 검찰로부터 ‘거짓진술 요청 및 회유’를 당했다는 취지로 거듭 주장했다.
이날 이화영 전 부지사의 변호인은 21장 분량의 옥중노트를 공개했다. 변호인은 해당 노트에 관해 “이 전 부지사가 검찰 조사를 받을 때 틈틈이 작성한 메모를 바탕으로 최근 한두 달 사이 구치소에서 구매한 노트에 (회유와 협박 등) 내용을 정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9월부터 수원구치소에 수감 중인 이 전 부지사는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체포되기 이전에는 ‘북한과의 접촉은 이화영과 경기도와 무관되게 진행됐다’고 진술했던 사건 관련자들이, 체포된 이후에는 ‘이재명과 경기도를 위해 대북송금을 했다’고 거짓 진술을 했다”고 해당 노트에 적었다.
특히 이 전 부지사는 검찰이 자신의 가족과 지인을 들며 압박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노트에 “검찰이 제가 ‘대북송금’을 인정하면 주변 조사를 하지 않고, 재판을 받는 것도 처벌받지 않을 수 있을 것이라는 뉘앙스를 주기 시작했다”고 적었다.
이 전 부지사는 “검찰은 대북송금 의혹의 800만 달러를 쌍방울이 대납해준 것을 인정해 달라고 했다”고도 했다.
이어 “내가 그렇게 진술해도 이 대표가 구속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면서 “하지만 그렇게 진술하지 않으면 나를 주범으로 기소할 수밖에 없고, 무죄도 절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고 검찰의 회유를 주장했다.
이 전 부지사는 결국 검찰과 사건 관련자들의 지속적인 압박으로 인해 “쌍방울 측에 이 대표의 방북과 관련해 협조를 요청했다고 진술했다”고 주장했다.
이 전 부지사는 검찰이 ‘대북송금 내용을 이 대표에게 보고했다는 구체적 정황 진술을 하면, 가벼운 처벌을 받을 것’이라는 제안도 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변호인을 통해 ‘이 대표에게 관련 내용을 보고했다’고 허위진술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 전 부지사는 “‘삼인성호’가 아니라 ‘삼십인성호’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정말 무력한 느낌이 들었다. 없는 죄를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노트에 적었다.
실제 이 전 부지사는 대북송금 의혹에 관여한 사실을 전면 부인하다가, 지난 6월쯤 검찰 조사에서 일부 입장을 바꿔 “쌍방울이 방북을 위해 대납하기로 한 사실을 당시 경기지사였던 이 대표에게 보고했다”는 취지로 진술을 바꿨다.
그러나 이 전 부지사는 지난 9월 돌연 자필 입장문을 내고 ‘검찰로부터 압박을 받아 한 허위진술이었다’며 다시 한 번 입장을 번복했다.
당시 이 전 부지사는 “저 이화영이 이재명 대표와 관련해 검찰에서 진술한 신문조서는 임의성이 없는 상태에서 진술한 것으로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26일 국회에 ‘수사 검사에 대한 탄핵 소추’ 청원을 제출했다.
이 전 부지사 측은 청원 이유에 관해 “이 사건 검사들이 이 전 부지사에게 유죄 처벌을 협박하고, 선처를 조건으로 허위진술을 강요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검찰은 “이 전 부지사를 회유하거나 압박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검찰 측은 “이 전 부지사는 구속 이후 가족과 지인 접견 184회, 변호인 접견 282회, 민주당 국회의원 및 관계자들과의 특별면회 7회 등이 이뤄졌다. 검찰 조사 시에도 변호인 참여 하에 도움을 받으며 방어권을 충분히 보장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특히 대북송금 관련 최초 진술은 민주당 법률위원회 소속 변호사의 참여하에 이뤄졌고, 이 전 부지사는 검찰 출석 요구도 여러 차례 불응했는데 어떻게 회유와 압박이 이뤄졌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라고 반박했다.
검찰은 담당 검사 탄핵 청원에 관해선 “피고인이 일방적인 주장을 펼치면서 수사, 재판에 관여하는 검사를 탄핵하겠다는 것인데, 앞으로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한 재판부의 재판장과 배석판사도 탄핵을 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했다.
이어 “재판 과정에서 확보한 증거자료 등을 반복적으로 외부에 공표하는 것 역시 형사소송법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범법행위”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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