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맹·파트너, 절대적 균형 미성립
중국과 갈등보다 신뢰 증진” 강조
여야, 징용재판 거래의혹 공방전
민주 “피해자에게 못할 짓” 비판
국힘, 전문성 부각하며 적극 비호
조태열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8일 “한·미동맹이 훼손되지 않는다는 원칙 위에서 중국 관계를 다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동맹은 동맹이고 파트너는 파트너지, 그 두 개의 완전한 절대적인 균형 관계는 성립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 후보자는 중국에 대해 “갈등 요소도 있지만, 협력 요소가 더 많다고 생각한다”며 “갈등보다 협력 요소에 초점을 맞춰서 경제, 인문 교류 등 분야에서부터 실질적인 협력과 신뢰 증진을 위한 사업, 성과들을 착실하게 쌓아가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자유 진영과 권위주의 진영으로 블록화하는 경향으로 가고 있고 경제와 안보와 기술이 상호 연동해서 움직이는 새로운 지정학적 환경”이라며 “자유민주주의, 헌법적 가치 같은 것을 공유하는 국가들끼리 (가는 게) 결국은 국익이 함께 가는 그런 환경으로 바뀌어서 (가치 중심 외교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한·미·일 공조 강화가 북·중·러 밀착을 초래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북한의 중국, 러시아 협력은 우리가 대화를 추진하고 있을 때도 계속 확장되고 있었다”고 반박했다.
여야는 이날 조 후보자의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재상고심과 관련한 ‘재판거래’ 의혹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조 후보자는 외교부 2차관이던 2015년 당시 임종헌 법원행정처 차장 등과 만나 일본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재판 지연 문제에 관해 논의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은 “(조 후보자가) 재판거래와 사법농단 사건의 핵심 당사자로서 적극적인 역할을 했다”며 “기소되지는 않았지만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홍걸 의원은 “조 후보자가 임 전 차장, 유명한 김앤장 고문 등과 강제동원 재판을 지연시켜 판결을 대법원판결이 확정되기까지 10년 동안 기다리지 못하고 돌아가신 어르신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 “그분들에게 정말 정부가 못 할 짓을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 후보자는 “다른 문제는 몰라도 이 문제를 사법농단으로 정의하는 것에는 제가 동의할 수가 없다”며 “법원행정처도 외교부가 하는 고민을 공유해서 여러 가지 고민을 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사건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윤석열정부가 한·일 관계 해법으로 제시한 제3자 변제안에 대해 조 후보자는 계속해서 추진해나가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제3자 변제안은 대법원의 승소 확정판결을 받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배·보상금을 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일본 기업을 대신해 지급하는 내용이다.
조 후보자는 “대법원 결정을 존중하면서 양국 간의 불일치를 해소하기 위해 나온 해법이 제3자 변제안”이라며 “이 해법을 기초로 앞으로도 외교적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여당은 조 후보자의 외교적 전문성을 부각하며 맞섰다. 국민의힘 김석기 의원은 “조 후보자가 주유엔대사를 지냈고 문재인정부에서 훈장도 받았다. 당시 면밀한 인사 검증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었기에 중책을 맡고 훈장도 받았을 것”이라며 “그런데 (민주당이) 윤 정부의 외교부 장관 후보자로 나오니 자격이 없다고 하는 것은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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