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1년 남았지만 2023년 12월 돌연 사표
원경환 대한석탄공사 사장이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공직후보자검증위원회에서 적격 판정을 받은 것으로 23일 알려졌다. 원 사장은 지난해 12월 27일 사의를 표했지만 중대재해처벌법 위반혐의로 기소, 사표 처리가 유예된 상황이라고 알려졌다.
민주당에 따르면 원 사장은 전날 당 검증위로부터 적격 판단을 받았다. 검증 신청 지역구는 현역 재선 김영호 의원 지역구인 서울 서대문을이다.
원 사장의 경우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상태인 만큼 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원 사장은 지난해 9월 태백 장성광업소 근로자 매몰 사망 사고와 관련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공기업 대표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첫 사례다. 원 사장은 갱내의 배수 관리 조처를 제대로 하지 않는 등 안전조처를 이행하지 않아 광산노동자가 갱도에서 물이 혼입된 석탄(죽탄)에 매몰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원 사장이 사표를 냈다지만 현행 공무원 규정에 따라 1심 판결이 나기 전까지 수리는 불가능하다. 원 사장은 지난해 12월부터 출근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날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사표는 수리되지 않았다”라며 “1심 판결이 3월 쯤 나올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다만 원 사장 역시 이른바 ‘황운하 판례’ 덕을 볼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황운하 의원은 21대 총선을 앞두고 경찰에 사표를 제출했지만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으로 기소됐다는 이유로 반려됐고 결국 현직 경찰 신분으로 당선됐다. 대법원은 황 의원 재판에서 공무원의 공직선거 출마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사직원을 낸 시점에 퇴직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기관장의 사직원 수리 지연이나 거부에 따라 후보 등록을 할 수 없게 되는 부당한 결과를 방지해야 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해당 판례는 최근 공무원의 총선 직행을 위한 ‘지렛대‘로 활용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원 사장은 2019년 7월 서울경찰청장을 퇴임한 뒤 같은 해 12월 민주당에 입당했다. 이후 강원 태백시·횡성군·영월군·평창군·정선군 선거구에 단수공천을 받았지만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에 밀려 낙선했다. 원 사장은 문재인 정부 말기인 2021년 11월 취임, 국민의힘으로부터 대표적인 ‘알박기 인사‘로 꼽힌 바 있다. 사장 임기는 3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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