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이른바 ‘고발사주’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손준성 검사장에게 실형을 선고한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앞서 손 검사장 측도 항소를 제기해 고발사주 의혹을 둘러싼 양측의 법정 공방은 항소심으로 이어지게 됐다.
공수처는 손 검사장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한 1심 판결에 불복하고, 사실오인·법리오해·양형부당을 이유로 7일 항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공수처 관계자는 “공직선거법 무죄 판단 부분 등에 사실오인, 법리오해 등이 있어 보이고 따라서 양형도 부당하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김옥곤)는 지난달 31일 손 검사장의 공무상 비밀누설 등 일부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고발사주 의혹은 검찰이 21대 총선을 앞두고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였던 최강욱 전 의원과 황희석 전 최고위원, 유시민 당시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범여권 인사들과 ‘채널A 검언유착 사건’ 제보자 지모씨에 대한 고발을 미래통합당에 사주했다는 내용이다. 손 검사장은 총선 직전인 2020년 4월 초 국민의힘 김웅 의원(당시 미래통합당 후보)과 텔레그램 메신저로 지씨 개인정보와 수사 정보가 담긴 고발장 이미지, 실명 판결문 등을 두 차례 주고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공수처는 손 검사장이 이러한 행위를 통해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1심 재판부는 손 검사장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제보자의 인적사항 등 직무상 취득한 비밀과 형사사법 정보를 누설한 혐의 등을 유죄로 인정했다. 특히 손 검사장이 검찰권을 남용해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고 시도해 죄책이 무겁다고 지적했다. 다만 “고발장 초안을 작성하고 전달한 것만으로는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객관적 상황이 발생했다 보긴 어렵다”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손 검사장은 판결 직후 “사실관계, 법률관계 모두 수긍할 수 없다”고 밝히고 전날 재판부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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