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北 고립 심화시킬 것” 비판
북한이 남한의 국회에 해당하는 최고인민회의 전원회의를 열어 남북 경제협력 관련 법안을 폐지하고 남북 경협 관련 합의서도 일방적으로 폐기했다. 남측과 ‘적대 교전국’으로 관계 변화를 선언한 뒤 경제교류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명확히 한 것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7일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제14기 제30차 전원회의에서 북남(남북)경제협력법, 금강산국제관광특구법과 시행규정, 북남경제협력 관련 합의서들의 폐지가 의안으로 상정·채택됐다고 8일 전했다.
개성공단 운영이 본격적으로 개시된 2005년 채택된 북남경제협력법은 북한법에서 남북 경협에 대한 기본법적 지위를 갖는다. 이 법안들의 폐지로 남측과의 경협을 위한 북한 내 법적 절차는 공백 상태가 됐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남북 경협 관련 법안 폐지에 대해 “예상했던 바”라며 “북한의 고립을 심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당국자는 남북 상호간 체결된 경제합의서를 북한이 일방적으로 폐기한 데 대해 “북한의 일방적 폐지 선언만으로 합의서들의 효력이 폐지된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당장 남북 간에 이뤄지는 경협 사업은 없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남북을 교전국 관계로 규정한 당 전원회의의 후속조치 차원으로 이해된다”며 “기능을 상실한 남북 합의를 제거하는 것은 (경협의) 잔재 청산을 통해 (북한이 주장하는) ‘국가 대 국가’ 관계를 명확히 하려는 의중”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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