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묘역 참배 후 문재인 만나
文 “민주당서 함께하면 좋겠지만
힘들면 창당 불가피성 이해” 화답
13일 부산 방문해 공식 입장 표명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2일 “이번 총선에서 무도한 윤석열 검찰 독재를 심판하는 데 미력이나마 힘을 보태겠다”며 “다른 방법이 없다면 신당 창당을 통해서라도 윤석열 정권 심판과 총선 승리에 헌신하겠다”고 밝혔다.
조 전 장관은 이날 경남 양산 평산마을에 있는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아 문 전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에 문 전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안에서 함께 정치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것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신당을 창당하는 불가피성을 이해한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문 전 대통령은 “검찰개혁을 비롯하여 더 잘할 수 있는 것으로 민주당의 부족한 부분도 채워내며 민주당과 야권 전체가 더 크게 승리하고 더 많은 국민으로부터 사랑받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조 전 장관의 신당 창당에 힘을 실어준 셈이다.
조 전 장관은 문 전 대통령 예방 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 있는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자리에서도 기자들과 만나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됐을 때 저의 역할은 검찰개혁을 위한 불쏘시개가 되고자 하는 것이었다”며 “그 불쏘시개 역할은 일정하게 한 것으로 본다. 공수처가 설립됐고 검경수사권 조정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저는 무도하고 무능한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의 조기 종식과 민주공화국의 가치를 회복하기 위한 불쏘시개가 되겠다”며 정권 심판을 정계 진출과 신당 창당의 명분으로 삼았다. 조 전 장관은 13일 부산 민주공원에서 총선 관련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다.
조 전 장관은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혐의 등으로 최근 2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상황이어서 신당 창당을 둘러싼 정치적 공방은 거세질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조 전 장관의 신당 창당이 4·10 총선에 악영향을 미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2심에서 실형을 받은 조 전 장관이 신당 창당이나 출마를 강행하면민주당의 도덕성에 타격을 입혀 중도층에 ‘내로남불’ 이미지를 고착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 적잖다.
민주당 의원들은 신중하게 지켜보고 있다. 일단 관심은 조 전 장관이 신당을 창당해 민주당 비례연합정당인 ‘민주개혁진보선거연합’에 합류할지 여부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조 전 장관의 팬덤이 있기 때문에 합류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비례에서는 팬덤이 중요하다. 지역구와 다르게 각지에 흩어진 사람들이 집중적으로 투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결과적으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선거제 가닥이 잡힌 것이 조 전 장관의 정치 참여에 불을 댕긴 셈이다. 다만 민주개혁진보선거연합의 구체적인 그림은 나오지 않은 상태여서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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