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SBS 라디오서 “국민의힘에는 호재”
자녀 입시 비리 등 혐의로 항소심에서도 실형이 선고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갑작스러운 ‘신당 창당’ 선언에 여야 반응이 엇갈린다. ‘조국의 강’에 다시 빠진다는 우려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일찌감치 선 긋기로 몸 사리기에 나섰고, 국회의원 총선거가 범죄자의 면죄부 수단이 아니라며 날 세우던 국민의힘은 은근히 ‘땡큐’를 외친다.
‘친이재명계’ 좌장이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사법연수원 동기로 30여년 가까운 사이인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14일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출마할 자유가 있고 정당 설립의 자유도 있지만 과연 본인이 정당 설립으로 출마하는 게 바람직한지 고민해주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최근 조 전 장관을 만난 문재인 전 대통령의 ‘신당 창당 불가피성을 이해한다’던 발언을 두고는 “오죽하면 그렇게 하겠냐는 정도지, 문재인 전 대통령의 속내는 (조국 신당 창당 동의) 그게 아니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12일 문 전 대통령과의 환담에서 “이번 총선에서 무도한 윤석열 검찰 독재를 심판하는 데 미력이나마 힘을 보태겠다”며 “다른 방법이 없다면 신당 창당을 통해서라도 윤 정권 심판과 총선 승리에 헌신하겠다”던 조 전 장관에 대한 문 전 대통령의 일종의 ‘공감’이지, 그것이 신당 창당 동의가 아니라는 정 의원의 분석이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조국 신당 창당에 민주당이 어떻게 해야 하는 게 맞다고 보나’라는 진행자 질문에 전날 박홍근 의원 입장 언급으로 답을 대신했다. ‘민주개혁진보 선거연합 추진단’ 단장 박 의원은 조 전 장관의 신당 창당 선언 직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조국 신당은) 이번 총선 승리를 위한 선거연합 대상으로 고려하기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재빨리 못을 박아 놨다.
박 의원의 즉각 입장에 박 대변인은 “조국 전 장관의 신당이 자칫 선거 구도를 흐릴 수 있다는 판단이었을 것”이라고 짚었다. ‘윤석열 정권 심판론’을 내세우는 상황에서 조 전 장관 신당 합류가 유권자 선택지를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항소심의 실형이 대법원에서 확정된다면 의원직 상실이 불 보듯 뻔한 상황에서 조 전 장관의 신당이 야권 전열을 흩뜨려 놓을 수 있다는 얘기로도 들린다.
박 대변인은 “야당은 반드시 이번 선거에서 승리해야 하고 총선 승리로 윤석열 정권에 회초리를 들어야 한다”며 “그 과정에 우리가 혹시 모를 실수를 할 부분이 있다고 하면 그건 경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조 전 장관의 신당으로 민주당 지지층이 옮겨가면서 표가 떨어질 가능성에는 조 전 장관과 그의 ‘세력’은 민주당 세력과 다른 전선이라고 평가했다.
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같은 방송에서 “국민의힘으로서는 호재”라고 평가했다. 그는 “박홍근 의원이 그렇게 쉽게 조국 전 장관을 자를 수 있을까”라고 내다본 후, 민주당의 선 긋기도 어려울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조국 전 장관은 본인을 정치적 판단, 역사적 판단에 맡길 게 아니라 사법적 판단을 먼저 방아야 한다”며, 김 비대위원은 조 전 장관이 신당 창당 선언으로 법원 판결을 희석하려 해선 안 된다는 취지로 경고했다.
앞서 조 전 장관은 지난 13일 부산광역시 중구 부산민주공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4월10일 치러지는 총선에 대비해 새로운 정당을 창당하겠다”고 발표했다. 총선 출마 방식에 관해서는 “비례 혹은 지역구냐 하는 구체적 출마 방식은 제 개인 마음대로 결정할 수 없는 것이며, 정당에 모인 분들이 원칙과 절차를 정할 것이고 그에 따라 이루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전 장관은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국가 위기를 극복할 대안을 한발 앞서 제시하는 정당을 만들겠다”며 “갈등을 조정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정당, 대한민국의 변화를 끌어내는 강소정당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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