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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하는데 말라 바꾸노” vs “나라가 엉망 아이가” [심층기획-4·10 총선 격전지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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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2-18 18:52:17 수정 : 2024-02-19 00: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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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아오르는 ‘낙동강벨트’ 르포

양산을, 김두관·김태호 ‘도지사 매치’
북강서갑, 전재수·서병수 지지층 팽팽
“젊고 일 잘해” “힘있는 부산시장 출신”
與 ‘親盧 성지’ 김해을 조해진 공천
탈락한 예비후보들 반발 ‘사분오열’
“김두관이 잘 하는데 말라(뭐하러) 바꾸노.” “민주당 때메 나라가 엉망 아이가(아니냐). 김태호가 양산에 잘 온기라.”

 

국민의힘이 18일 오전 3선 중진 김태호 의원의 경남 양산을 우선공천(전략공천)을 발표하자 양산을 지역주민들 사이에서는 김 의원 출마를 반기는 의견과 경계하는 목소리가 교차했다. 이 지역 현역인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은 지난 선거에서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나동연 후보를 1500여표(약 1.7%포인트) 차로 근소하게 앞섰다.

16일 부산 북구 구포시장 앞에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각각 내건 당 홍보 현수막이 걸려 있다. 부산=김나현 기자

양산 덕계동 덕계종합상설시장 인근에서 만난 주민 김정자(45)씨는 김두관 의원 지지 의사를 밝히면서 “김태호가 이제 와 가지고 양산을 뭘 알겠노”라고 했다. 그는 “김두관이 여 와가꼬(여기 와서) 힘을 쓰니깐 전철도 들어온다고 하는긴데 한 번 더 시켜줘야 않겠나”라고 했다. 김씨가 ‘전철’이라 한 건 지역 숙원사업인 웅상선(양산 경유 부울경 광역철도)를 가리키는 것이다. 반찬 가게를 운영 중인 이모(36)씨도 “예전 의원님들보다 김두관 의원님이 일을 더 잘해주시는 거 같다”며 “도지사까지 하셨으니깐 그 정도 하는 거 아니겠냐”고 했다.

 

반면 여당 지지 성향을 보인 주민들은 경남도지사를 지내 부산·경남(PK) 지역 내 이름값이 있는 김태호 의원 공천에 들뜬 모습을 보였다. 이번 양산을 선거는 ‘도지사 선·후배 매치’란 별명도 붙은 터다. 덕계오일장을 찾은 윤석호(67)씨는 “내는 여당 후보가 너무 비리비리한 거 아닌가 생각하고 있었는데 김태호 온다고 해서 ‘잘했다’ 박수를 쳤다 아이가”라고 했다. 지난 대선 당시 이 지역 양당 득표율을 보면 국민의힘이 52.3%로 민주당(42.5%)보다 10%포인트 가까이 앞섰다. 여당세가 그만큼 강한 셈인데, 이번 김태호 의원 등판으로 그간 ‘인물론’을 앞세웠던 김두관 의원 측엔 ‘빨간불’이 켜졌다는 평이 나온다.

 

국민의힘 측 중진 의원 재배치로 민주당이 위협을 받게 된 낙동강 벨트 내 지역구는 양산을만이 아니다. 부산시장을 지낸 5선 중진 서병수 의원이 전략공천된 부산 북강서갑도 민주당 입장에서 비상이 걸렸다. 여긴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이 득표율 57.1%를 기록해 민주당(38.3%) 대비 거의 20%포인트까지 앞선 바 있다.

 

그만큼 이 지역 여당 지지자 사이에선 서 의원 등판에 대한 환영 목소리가 컸다. 부산 북구 구포시장 앞에서 만난 백모(76)씨는 “서병수가 전재수(민주당 현역 의원) 잡아보겠다고 온 거니깐 좋지”라며 “시장도 했으니깐 전재수보다 여러모로 훨씬 나을끼야(나을 것이야)”라고 말했다.

 

이 지역 현역인 민주당 재선 전재수 의원에 대한 지지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덕천동 부민병원 앞에서 만난 박수일(63)씨는 “전재수는 젊은 게 강점”이라며 “정의감도 있고 해서 내는(나는) 응원한다”고 했다. 뉴코아아울렛 덕천점 인근에 거주 중인 김모(50)씨는 “전재수가 열심히 한다. 예산도 많이 받아오고, 일 잘한다”며 “구포시장에 개시장 있던 것도 없앴다 아이가. 그거 잘했다고 다들 그런다”고 했다. 전국 3대 개시장이라 불리던 부산 북구 구포가축시장은 2019년 완전 폐업했다.

16일 부산 북구 구포시장. 점심시간을 맞아 식사를 하거나 장을 보러 온 부산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부산=김나현 기자

반면 국민의힘이 3선 조해진 의원을 전략공천한 경남 김해을은 ‘친노(친노무현)의 성지’로 민주당의 ‘성벽’이 아직까진 두껍다는 평가다. 당장 민주당이 패한 지난 대선 득표율(국민의힘 47.8%·민주당 47.0%)도 큰 차이가 없었다. 더욱이 이날 조 의원 전략공천 발표에 국민의힘 예비후보들이 반발하며 무소속 출마 뜻까지 밝혀 사분오열하고 있다.

 

김해 외동전통시장에서 만난 최덕윤(52)씨는 이 지역 재선 현역인 민주당 김정호 의원에 대해 “사람 서글서글하니 괘안타(괜찮다)”며 “(조해진 의원은)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인데, 여 왜 오는지 모르겠다.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주민 이승철(71)씨는 김 의원에 대해 “이때까지 뭘 했는지 모르겠다”며 “요 동네가 계속 민주당이 해왔는데 이 참에 바까야(바꿔야) 한다”고 했다.


부산·양산·김해=김승환·김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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