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위 20%’ 통보에 최근 반발하기도…“공천 파동… 치욕스럽고 모욕적인 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로 깊어진 당 내홍을 추스르는 탕평책이자 ‘인적 쇄신안’으로 한때 지명직 최고위원을 지낸 ‘비이재명계’ 송갑석 의원이 4·10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지역구에서 경선을 치르게 됐다.
대표적 비명계로 당 대변인과 전략기획위원장 이력을 등에 업고 지명직 최고위원에 임명됐지만, 이 대표 ‘체포 동의안 가결’ 후 불거진 친명계와 비명계의 극한 대립 등에 부담을 느껴 6개월 만에 최고위원직에서 물러났는데, 최근 ‘하위 20%’ 통지를 받고 어느 정도 자신의 운명까지 예감한 듯 했다.
송 의원의 경선행은 마포을의 정청래 최고위원이나 중랑갑의 서영교 최고위원 등이 ‘단수공천’으로 자신의 지역구로 나아가게 된 것과 대조되는데, 그럼에도 그는 ‘다시 살아서 돌아오겠다’는 각오가 담긴 글을 재빨리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25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정 최고위원과 서 최고위원을 포함해 권칠승(재선·경기 화성병)·이개호(3선·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 등 현역 의원 17명을 기존 지역구에 단수공천했다. 심사는 21개 지역구를 대상으로 이뤄졌고, 단수공천 지역은 17곳에 경선 지역은 4곳이다.
비명계 현역이 있는 일부 지역은 경선지로 선정돼 친명 원외 인사들과의 승부가 펼쳐진다. 대전 대덕구는 초선 박영순 의원과 박정현 최고위원, 광주 서구갑은 재선인 송 의원과 조인철 전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이 경선에서 맞붙는다. 충북 청주흥덕에선 친문(친문재인)계 도종환(3선) 의원과 이연희 민주정책연구원 부원장, 경기 고양정에선 이용우(초선) 의원과 김영환 전 경기도의원이 경쟁한다.
송 의원은 당의 결정이 나온 후, 곧바로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22대 국회의원 선거 더불어민주당 광주 서구갑 경선 후보로 확정됐다”며 “커다란 불이익을 안고 가지만, 당원과 시민을 믿고 기필코 승리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러면서 “반드시 살아 돌아와서 민주당의 총선 승리와 윤석열 정권 심판을 위해 결연히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민주당의 심장, 광주의 여망을 광주 대표 송갑석이 앞장서 실현하겠다”며 “당원과 시민 여러분께서 송갑석의 압도적 승리를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송 의원은 최근 당 공관위에서 사실상 ‘컷오프(공천 배제)’에 해당하는 현역 의원 하위 평가를 받아들고 거세게 반발했다. 임혁백 공관위원장에게 ‘의정활동 평가 하위 20% 명단에 들었다’는 통보 받은 이야기를 지난 2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전하면서, 그는 “이 정도면 공천 파동이라는 말을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닥친 문제를 어떻게든 감당하고 헤쳐 나가겠다면서, 송 의원은 “경선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현 상황으로 지역구민에 면목이 없고 치욕스럽고 모욕스러운 일이라면서도, 송 의원은 “의정대상을 세 번이나 타고도 하위 20%에 들어가 있는데, 당원과 유권자 여러분에게 판단을 구하겠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지난해 9월 이 대표 ‘체포 동의안’ 가결 사태 이후 친명계와 비명계 대립이 극한으로 치닫고, 강성 당원들의 연이은 사퇴 요구에 부담을 느낀 듯 자리에서 물러났다.
같은 해 3월 이 대표의 당직 개편 당시, 계파 갈등을 추스르기 위한 일종의 탕평인사로 지명직 최고위원에 임명됐지만, 과거 비명계 모임 ‘민주당의 길’ 활동 등으로 이 대표에게 쓴소리를 해왔던 탓에 그의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을 두고 일부 민주당 지지자들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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