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인들의 ‘바가지요금’이 도마에 오른 인천 소래포구 어시장에 지방자치단체가 점검에 나섰다. 인천시 조사 결과, 실제 일부 점포는 수산물 중량을 재는 ‘저울’ 관리 상태가 미흡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6일 인천 남동구는 지난달부터 총 세 차례 소래포구 불법행위 합동점검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앞서 구는 지난 2월 29일, 3월 2일에도 각각 바가지요금, 불법 호객행위, 가격 표시 위반 등을 단속했다.
단속반이 점포 290여 곳을 대상으로 점검한 결과 불합격 계량기를 사용한 업소 9곳, 젓갈류를 취급하면서 건강진단서를 제때 제출하지 않은 업소 2곳이 적발됐다.
불합격 계량기의 경우, 허용오차를 초과하는 저울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5㎏짜리 추를 저울에 올리자 저울 표시 무게가 실제 무게와 최대 80g(허용오차 60g) 차이를 보인 것이다. 이런 계량기를 이용하면 수산물의 중량을 부풀려 더 비싼 값에 판매할 수 있다. 구는 적발된 점포들에 개선 명령을 내렸다.
이와 함께 젓갈과 게장을 판매하는 업소는 업주가 1년에 한 번씩 건강진단을 받아야 하는데, 업소 2곳이 이런 규정을 어긴 사실을 확인해 각각 과태료 20만원 처분을 내렸다.
이번 합동 점검은 최근 한 유튜버가 소래포구 상인들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공개하면서 비롯됐다. 영상을 보면, 유튜버가 ‘1㎏당 4만원’이라고 적힌 문구를 보고 상인에게 구매 의사를 밝히자 상인은 가격표에 1만원을 더 얹은 5만원을 요구한다.
유튜버가 거부 의사를 밝히자 상인은 “안 사도 되니 무게를 달아보자"면서도 정작 몇 ㎏인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주지 않았다. 또 “대게 두 마리에 37만8000원, 킹크랩은 54만원”이라고 요구하기도 한다. 이 유튜버는 “끌려와서 설명만 들었는데 안 사서 죄인이 된 것 같다”며 “A부터 Z까지 좋은 이야기를 단 한마디도 할 수 없다”고 평했다.
소래포구 ‘바가지 상술’은 이전에도 논란이 된 바 있다. 지난해 6월엔 소래포구의 한 점포가 손님에게 ‘다리 없는 꽃게’를 판매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파문이 일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당시 시장 상인들은 직접 큰절 사죄를 하며 상술 근절을 약속했지만 이후에도 논란이 계속되자 단속반이 팔을 걷어붙이게 됐다.
구는 앞으로 주 3회 이상 합동점검을 진행하면서 원산지 표기나 위생 관리 규정 준수 여부 등도 확인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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