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으로 구치소에 구속 수감 중인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의 보석 허가를 재판부에 강력 촉구하는 당 차원 탄원서가 법원에 제출됐다. 더 이상 송 대표에게 시간이 없으며 그의 ‘정치적 생명’을 끊으려는 게 아니라면 재판부가 송 대표의 보석을 즉시 허가해야 한다는 강도 높은 메시지가 포함됐다.
29일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최대집 소나무당 전남 목포 후보와 비례대표 후보 8명 이름으로 작성된 ‘연명 탄원서’가 전날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1부(허경무 부장판사)에 제출됐다. 소나무당 비례대표 후보 1~8번을 받은 노영희, 변희재, 손혜원, 정철승, 권윤지, 김도현, 정다은, 마화용 후보 이름이 탄원서에 올랐다.
공식 선거운동 첫날에 맞춰 재판부에 제출된 탄원서에서 이들은 “24년간 5선 국회의원, 인천광역시장, 여당 당 대표 등을 역임한 정치 지도자의 옥중 출마와 옥중 창당은 국민의 정치적 기본권이 존중되지 않고 민주적 자유권이 유린되는 후진국에서나 벌어질 법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선진국을 자처하는 대한민국에서 벌어진다는 사실에 당원들과 송영길 대표를 사랑하는 민주시민들과 함께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계속해서 “정치검찰의 기획된 수사 결과로 구속된 송영길 대표가 선거운동을 할 수 없도록 두는 것은 노골적인 정치탄압이라고 밖에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재판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자녀 입시 비리 혐의 항소심에서 징역 2년이 선고돼 상고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그리고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징역 3년에 항소한 황운하 조국혁신당 의원이 선거운동 중인 점을 들어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탄원서에는 ‘송영길 대표는 왜 잔혹하게 취급하느냐’, ‘그 이유가 무엇인지 재판부에 따져 묻고 싶다’, ‘재판부는 송영길 대표의 정치적 생명을 끊기로 결정했느냐’ 등 후보들의 울분이 담긴 것으로도 알려졌다. 특히 ‘어느 독재국가에서도 정치 지도자를 이런 식으로 비참하게 가두고 고통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당은 지난 27일 보도자료에서 송 대표와 깊은 인연이 있는 이 대표나 같은 범민주진영의 조 대표가 송 대표 보석 허가를 법원에 촉구하지 않는다며 유감을 표했다. 옥중에서 소나무당을 창당한 송 대표는 민주당의 광주 서구갑 공천 경선이 끝난 뒤 해당 지역 출마를 선언했으며, 지난 주말쯤 재판부에 반성문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 대표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당선되기 위해 2021년 3~4월 총 6650만원이 든 돈 봉투를 민주당 국회의원, 지역본부장에게 살포하는 과정에 개입한 혐의 등으로 올해 1월4일 구속기소됐다. 2020년 1월~2021년 12월 사단법인 ‘평화와 먹고사는문제 연구소’를 통해 후원금 명목으로 기업인 7명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송 대표는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송 대표의 거듭된 보석 허가 요청에 신중히 고민하는 중인 재판부는 검찰 측 주요 증인 신문을 아무리 빨리 진행해도 5월 초에나 끝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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