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던 홍준표 대구시장이 1일 윤 대통령의 의료개혁 관련 대국민담화를 호평하면서 ‘용산 리스크’를 탓하는 여당 후보들에 일침을 가했다. 의정갈등이 장기화하면서 국민 불편이 커지자 여당 의원들이 대통령과 용산에 정치적 해결을 압박하는 가운데 홍 시장이 의료개혁 정당성을 주장한 대통령 손을 들어준 것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선거 지면 모두 보따리싸야 할 사람들이 이길 생각은 하지 않고 대통령 탓할 생각으로 선거하면 그 선거는절대 이길 수 없다”고 지적했다. 홍 시장은 이날 윤석열 대통령의 의대 증원 대국민담화 직후 일부 여당 후보가 대통령의 당적 이탈을 요구한 것을 언급하면서 “능력이 안 돼 선거에 밀리면 동네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읍소라도 해야지, 대통령 탓하며 선거하는 여당 후보치고 당선되는 것 못 봤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홍 시장은 “(당에) 들어온지 며칠 되었다고 감히 우리가 만든 대통령에 당적 이탈을 요구하느냐” 면서 “근본 없이 흘러 다니다가 이 당에 들어와서 주인행세 하는 것도 모자라, 이제 우리가 만든 대통령에 탈당을 요구하냐”고 비판했다.
이어 “대통령 탓하며 선거하는 여당 후보치고 당선되는 것 못 봤다”면서 “지더라도 명분을 갖고 지자. 역풍에 고개 숙여본들 사는게 아니다. 뿌리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의대 증원 관련 윤 대통령의 대국민담화와 관련해서는 “충분히 설득력 있다고 보여진다”고 치켜세우고 의료계를 향해서는 “정부의 의료개혁 정책에 허심탄회한 협조가 오늘을 살아가는 지성인들의 올바른 자세”라고 지적했다.
앞서 함운경 국민의힘 서울 마포을 후보는 이날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이후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은 정치에서 손 떼고 공정한 선거관리에만 집중하라”며 “오늘 대국민 담화는 한 마디로 쇠귀에 경 읽기다. 말로는 의료 개혁이라고 하지만, 국민의 생명권을 담보로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의료 개혁을 누가 동의하겠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께 결자해지 차원에서 직접 나서 정치적 판단과 해법을 제시해달라고 간곡하게 요청했지만, 저는 이제 더 이상 윤 대통령께 기대할 게 없다. 그렇게 행정과 관치의 논리에 집착할 것 같으면 거추장스러운 국민의힘 당원직을 이탈해주길 정중하게 요청한다”고 했다.
3선의 국민의힘 조해진 의원(경남 김해을)도 전날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을 실망하게 한 것에 사과해야 한다”라며 “국민을 분노하게 한 것을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통령실과 내각을 전면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후보 중 윤 대통령에게 공개적으로 사과를 요구하며 규탄한 것은 조 의원이 처음이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