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 되면 ‘찌질의 역사’가 아닌 ‘학폭의 역사’다. 배우 송하윤(37)이 학교 폭력(학폭) 논란에 휘말린 가운데, 그를 주연으로 이미 촬영을 마친 김풍 원작 드라마 ‘찌질의 역사’가 오갈 데 없는 신세가 됐다.
다수의 드라마 관계자에 따르면 ‘찌질의 역사’ 공개 시점은 현재로서 미정이다. 관계자들은 ”송하윤의 학폭 논란으로 인해 내부 상황이 좋지는 않다는 것이 중론”이라고 전했다. 지난 1일 JTBC ‘사건반장’ 등을 통해 터져버린 송하윤의 학폭 의혹으로 인해 드라마가 수장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서툰 청춘의 연애 ‘흑역사’를 그린 ‘찌질의 역사’는 2013년 김풍 작가의 웹툰을 원작으로 둔 작품으로, 2017년 뮤지컬로도 만들어져 호평받았다. 조병규가 ‘찌질한’ 주인공 ‘서민기’를 맡았으며, 송하윤의 배역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사전 제작 드라마로 이미 2022년 8월 촬영을 마쳤으나 편성에 차질을 빚는 와중에 주연배우 조병규의 학폭 의혹이 터져 공중에 떠 버린 상태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또 다른 주연 송하윤의 학폭 의혹이 터지자 편성은 미궁에 빠져버렸다.
상황이 이렇자 원작 웹툰의 스토리작가이자 방송인인 김풍은 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미치겠다하하하하하하”라고 적어 원작자로서 갈 곳을 잃은 드라마에 대한 황망함을 드러냈다. 김풍은 드라마 ‘찌질의 역사’의 원작자일 뿐 아니라 각본가이기도 하다.
앞서 조병규는 2021년 2월 뉴질랜드에서 학폭을 저질렀다는 폭로가 나왔다가 가라앉았으나, 다시 2023년 학폭 의혹이 재점화됐다. 폭로자가 드라마 ‘경의로운 소문2’ 첫방송을 앞두고 공개 검증을 요구한 것. 학폭 의혹에 대해 조병규는 ‘경이로운 소문2’ 제작발표회에서 “‘사실이 아니다’라는 소명을 하기 까지 정말 최선을 다했다”고 부인했지만 의혹을 완전히 잠재울 순 없었다.
한편 ‘사건반장’을 통해 송하윤의 학폭을 폭로한 제보자 A씨는 “점심시간에 학교 뒤 놀이터로 불려 나가 이유도 모른 채 1시간30분 동안 맞았다”고 주장한 데 이어 2일 “송하윤은 세 명이서 한 명을 집단 구타한 가해자 중 한명”이라며 피해자와의 통화 녹취를 공개했다. 더불어 송하윤과 함께 강제 전학 당한 3명 중 한 사람이라는 가해자는 ‘사건반장’을 통해 “걔(송하윤)이 그렇게 부정하면 우리가 잘못한 게 다 없던 일이 되지 않느냐. 잘못한 건 인정하고 죗값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남겨진 송하윤의 과거 행적에 대한 동창들의 증언도 속속들이 파헤쳐지고 있다. 요지는 ‘송하윤이 반포고 시절 학폭으로 강제 전학을 당했다’는 것. 송하윤 소속사는 “학폭 이슈로 강제 전학 처분을 받은 것은 맞지만 A씨와는 일면식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소속사가 미국으로 만나러 오거나, 한국으로 오면 여비를 대주겠다고 했다’고 말한 A씨의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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