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위원장 사퇴…국민의힘 또다시 비대위 체제로
조국 대표, 이재명 대표를 견제할 주요 인사로 떠올라
4·10 총선 야권의 압승으로 양당 수장의 운명은 엇갈렸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단독 과반에 이어 171석을 차지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탄탄대로에 돌입한 반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07일 만의 위원장직을 사퇴하며 벼랑 끝에 섰다. 이 대표는 범야권 180석 이상을 무기로 향후 정치적 행보에 청신호가 켜졌다. 여소야대 국면 속 윤석열 대통령의 대항마 자리를 유지, 차기 대권 주자로 굳건히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득표율 24.26%로 비례 12석을 확보하며 창당 38일 만에 원내 3당에 오른 조국혁신당 존재감을 드러냈다. 특히 조국혁신당을 이끈 조국 대표는 단숨에 야권주자로 급부상하면서 한국 정당 역사를 새롭게 써 내려가고 있다.
앞서 한 위원장은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비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한 위원장은 “민심은 언제나 옳다”며 “국민의 선택을 받기에 부족했던 우리 당을 대표해서 국민들께 사과드린다. 국민 뜻을 준엄하게 받아들이고 저부터 깊이 반성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 위원장은 “우리가 국민들께 드린 정치 개혁의 약속이 중단 없이 실천되길 바란다”며 “어떻게 해야 국민의 사랑을 되찾을 수 있을지 고민하겠다. 쉽지 않은 길이겠지만 국민만 바라보면 그 길이 보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면서도, 정계 잔류 의지는 굽히지 않고 있는 보습이다. 당분간 특별한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위원장의 사퇴로 이미 비대위 체제였던 국민의힘에선 또다시 비대위가 꾸려지게 됐다. 윤재옥 원내대표가 당대표 권한대행을 맡아 당을 수습하고 전당대회를 준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번 총선 돌풍을 일으킨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이 대표를 견제할 주요 인사로 떠올랐다.
‘검찰독재 정권 종식’이라는 선명성으로 승부수를 던진 만큼 다음 국회에서 ‘정권 심판’과 ‘검찰 개혁’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 내 대표 반윤 인사로 비례 1번을 받은 박은정 전 검사는 ‘윤석열 저격수’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앞서 조 대표가 총선 당선자들과 함께 첫 공식 일정으로 여의도가 아닌 서초동 대검찰청 앞을 택했다.
이 자리에서 조 대표는 이 자리에서 당선인들과 함께한 기자회견에서 “검찰은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즉각 소환해 조사하라. 검찰에 대한 국민의 명령이자 마지막 경고”라며 이같이 촉구했다. 조 대표는 검찰을 향해 김 여사와 모친 최은순 씨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및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 등을 신속히 규명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검찰은 김 여사와 최 씨가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23억 원의 수익을 거둔 사실을 알고 있다”며 “공범들은 모두 처벌받았는데 왜 김 여사를 소환해 조사하지 않나”라고 했다.
조 대표는 “김 여사를 소환해 왜 명품백을 받았는지, 그 명품백은 어디 있는지, 대가로 무엇을 약속했는지 조사하라”며 “이른바 ‘김영란법’을 위반했는지 조사해야 검찰이 정권의 수호자가 아니라 공익의 대표자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이것은 조국혁신당의 요구가 아니라 총선에서 확인된 민심”이라며 “검찰이 국민의 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22대 국회 개원 즉시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종합 특검(특별검사)법’을 더불어민주당과 협의해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대표는 해당 특검법에는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에 따른 김 여사 일가의 특혜 의혹과 관련한 내용도 포함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조 대표가 향후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로 부상해 이 민주당 대표와 경쟁이 본격화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본인 의사가 아직 적극적이지 않고 자녀 입시 비리 혐의 등으로 실형을 선고 받아 ‘사법리스크’가 상존한다. 항소심에서 받은 징역 2년이 확정될 경우 의원직 박탈은 물론 피선거권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야권 중심으로 이번 총선에서 이 대표 못지않게 전국 유세를 뛰며 승리를 이끈 김부겸 민주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 백의종군한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도 대권 후보로 꼽힌다.
여권을 중심으론 기존 잠룡이던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을 필두로 이번 총선 험지에서 승리한 이들이 구심점 역할을 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수도권에서 나경원(서울 동작을), 안철수(경기 성남분당갑) 후보가 극적으로 승리해 다선 중진으로서의 면모를 지키며 차기 당권과 대권을 향해 움직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유승민 전 의원의 역할론이 재부상할 수도 있다. 총선 유세 과정에서도 유 전 의원의 중도 확장성에 주목한 후보들의 지원유세가 이어졌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극적 원내 입성으로 입지가 커졌다. 정치 입문 13년 만이자 3전 4기 끝 의원 배지를 달게 되면서 제3지대를 대표하는 차세대 대권 후보로 뛰어오르는 발판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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