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 떠올리기도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의 尹 비서실장 임명 시 ‘앙금 해소’ 가능성 묻자…“아침부터 상상이 심하다”
파격 인사로 기록될 거라는 전망까지 나온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한덕수 국무총리 후임 내정설에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경기 하남갑 당선인이 17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 지명을 문득 떠올렸다.
총리 하나로 국정운영에 관한 국민 시선을 바꿀 수 없고, 무엇보다 당사자인 박 전 장관이 제안을 받아들일 것 같지도 않다는 추 당선인 주장이다. 격해진 민심을 달래려던 2016년 박근혜 정부의 인사가 박 전 대통령 탄핵으로 결국 꺾여버린 것처럼 여야 협치를 내세우는 윤석열 대통령의 박 전 장관 총리 내정설도 소용없을 거라는 말로 들린다.
추 당선인은 이날 오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윤 대통령이 한 총리 후임에 박 전 장관을, 비서실장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라는 같은 날 TV조선 보도에 관한 질문을 받았다. 그는 “TV조선 단독보도라고 하니까 기사의 진실성에 대해 크게 공감을 못 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사실 확인이 우선 필요할 것 같다고 답했다.
앞서 TV조선은 “윤석열 대통령이 한덕수 국무총리 후임에 문재인 정부 시절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지낸 박영선 전 의원을, 비서실장에 문재인 전 대통령 최측근으로 꼽히는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박 전 장관은 민주당 출신의 여성 국무총리라는 상징성이 높은 평가를 받고 양 전 원장이 야당과의 협치를 이룰 적임자라는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 말을 인용한 TV조선은 인선 확정 시 파격적인 인사로 기록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TV조선 보도 신뢰성에 의문을 표하는 대목에서 추 당선인은 2016년 12월 국무총리 내정자에서 물러난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을 떠올렸다.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정책실장과 대통령 정책특보 등 중책을 맡았던 김 전 혁신비대위원장은 문 전 대통령과 한때 청와대 등에서 한솥밥을 먹었지만, 노무현 정권 마감 후에는 공직과 거리를 뒀고 특히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당시 박근혜 정부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되면서 보수의 길로 들어섰다.
박 전 대통령 탄핵으로 총리 내정자 지위가 소멸돼 지명 약 40일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고, 이후에는 자유한국당의 혁신비대위원장을 지내는 등 보수 진영과 함께 길을 걸었다.
여권 인사 발탁이 점쳐진 상황에서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 패배에 따른 민심 수습과 여야 협치 차원의 전임 정부 출신 인사 전격 선회 가능성에 추 당선인은 박 전 대통령 인사와 큰 차이가 없다고 본 것으로 해석된다.
나아가 정무 특임장관 후보에 김종민 새로운미래 세종갑 당선인이 거론된다는 보도를 놓고는 ‘난파선’의 마지막 순장조가 되고 싶지 않다는 심리가 후보들에게 있을 거라면서 썩 내켜 하지 않는다는 식으로 주장했다. ‘난파선’은 총선 패배와 낮은 지지율 등을 맞닥뜨린 윤석열 정부 비유다.
비슷한 맥락에서 양 전 원장의 윤 대통령 비서실장 임명이 현 정부와 전 정부 앙금을 해소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보느냐는 추가 질문에 “결국 민심이 떠받쳐줘야 한다”면서, 추 당선인은 “전 정부에 대해 모욕을 주는 건데 그런 일이 일어나겠느냐”며 진행자에게 “아침부터 상상이 너무 심한 것 아니냐”고 쏘아붙였다. 현 정부와 전 정부 가교 역할을 누가 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민심이 먼저라는 얘기다.
추 당선인은 이날 라디오에서 “이미 지난 정부에서 제가 검찰총장이 정치하는 것은 나라를 불행으로 빠뜨린다고 경고했었다”며, “거꾸로 제가 해임이 되고 검찰총장은 오히려 대통령에게 강한 신뢰를 받았다”고 여전히 윤 대통령에 대한 못마땅한 기색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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