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개혁 등 끌려다니는 방식 안 돼
마지막 기회… 이번에도 못하면 끝
여의도 문법 탈피, 제대로 싸워야”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이 18일 “민주당의 원내대표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전투력”이라며 차기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검찰 독재정권과 여당에 맞서 제대로 싸울 수 있는, 끌려다니던 방식이 아니라 끌고 다니는 방식으로 (당의 기조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하면서다.
통상 3선 이상이 맡는 원내대표를 22대 국회에서는 재선급 의원이 도전해 개혁을 주도해야 한다는 ‘재선 대안론’이 일각에서 제기되는 와중에 나온 사실상의 첫 출사표다. 앞서 당내에서는 최다선인 6선 의원뿐 아니라 5선 그룹도 국회의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며 ‘5선 대안론’이 제기된 바 있는데 비슷한 흐름이다.
지난 대선 때 호남 의원 중 가장 먼저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한 친명(친이재명)계이자 4·10 총선 승리로 광주 지역 유일의 재선 의원이 된 민 의원은 이날 세계일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지금 보기에 황당한 게, ‘(원내대표를) 4선이 두 번 하고, 3선이 두 번 하자’는 논의가 있다. 정신 못 차렸다”며 “지난번 180석 얻었을 때 개혁 조치를 아무것도 못하고 질질 끌려다니더니 이번에도 그러겠다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민 의원은 법 개정을 통한 검경 수사권 조정을 윤석열정부가 시행령으로 ‘회귀’시켰다고 비판하며 “그때 우리 전투력이 꽝이었던 것 아닌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쪽이 폭력적인데, 탱크로 밀고 들어오는데 여기서 신호등으로 깜빡깜빡하면서 제어하려 했다”고 기존 원내 지도부를 비판했다.
민 의원은 “이번 총선 결과는 (유권자가) 민주당에 마지막 기회를 준 것”이라며 “여기서 못하면 영원히 끝이다. 앞으로 1년간 국회 운영을 민주당이 잘못하면 개혁도 안 되고, 다시 정권도 못 찾아올 것”이라고 했다. 민 의원은 거듭 ‘전투력’을 강조하며 “이전의 여의도 정치 문법과 같은 방식을 이어 가자는 건 용납할 수 없다. 그런 분은 국회의원도, 원내대표도, 국회의장도 해선 안 된다”고 했다.
이번 총선 민심은 “민주당이 잘했다는 게 아니다. (여권이) 하도 엉망이니 제어하라고 힘을 준 것”이라고 봤다. 민 의원은 “(차기 원내대표는) 개혁 의지가 선명해야 한다. 미래를 개척해 나갈 용기가 있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민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정치인들이 국민보다 반 발짝 나서서 이끌고 가라’고 했다. 요즘 제가 하는 말은 ‘반걸음 뒤에 가라’는 것”이라며 “이 대표가 말했듯 정치는 정치인이 하는 것 같지만 결국 국민이 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기가 앞장서는 게 아니라 의원들의 총의가, 당원들의 총의가 어디에 있는가를 보고 그것에 맞춰 뒷받침하는 쪽으로 가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했다.
민 의원은 “자리 욕심을 내는 사람들은 (원내대표를) 하면 안 된다”며 “제가 자리 욕심이 있었으면 (일명 검수완박법 처리 당시) 탈당을 했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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