全大까지 두달여간 경선 관리
비대위원 4∼6명 선임할 예정
집단지도체제로 전환도 관심
첫목회 “당심·민심 5대5로 해야”
나경원·안철수 등 당권 도전설
30대 초선 김재섭 출마도 거론
국민의힘은 2일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의 임명안을 의결했다. 4·10 총선 참패 이후 22일 만이다.
국민의힘 전국위원회는 이날 자동응답시스템(ARS) 투표 결과 ‘비대위 설치’ 및 ‘비대위원장 임명안’이 찬성 549명(91.8%)으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윤석열정부 들어 네 번째 비대위가 출범하게 된 것이다. 이준석·김기현 전 대표 등 전당대회를 거친 지도부를 포함하면 여섯 번째 지도부다. 황 위원장은 이르면 6월로 예상되는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까지 약 두 달여 동안 여당 지도부를 맡아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경선을 관리하게 됐다.
황 위원장은 이날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당의 정체성과 정치의 복원, 그러한 기반을 잘 갖춰 국민 앞에 새로운 모습을 보이고 그다음 좋은 당대표를 모시겠다”고 말했다. 이어 “시급한 현안이나 쇄신안이 있으면 잘 검토해서 매듭을 지어 드리겠다”고 덧붙였다.
3일 공식 취임할 황 위원장은 9일로 연기된 원내대표 선거에 맞춰 비대위원 인선도 진행할 계획이다. 그는 “너무 한쪽에 치우치는 것보다 일하는 비대위를 위해선 경험도 중요하다”며 “일솜씨도 있는 분들을 모셔서 균형 잡힌 비대위를 만들려고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노·장·청을 아울러야 하고, 지역 안배도 해야 되고, 원·내외도 아울러야 하고, 여성 같은 존중해야 할 영역도 있다”고 했다. 비대위원은 4∼6명을 차기 원내대표와 상의해 선임하겠다는 입장이다.
‘황우여 비대위’의 최대 과제는 전당대회 룰 개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서는 지난해 전당대회 당시 여론조사 30%를 없애고 ‘당원투표 100%’로 바꾼 규정을 재개정하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당원투표 비중을 낮추고 국민 여론조사 비율을 30∼50%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지난 전당대회에서 2위에 그친 안철수 의원은 “(당원투표와 국민 여론조사) 5대5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출마 가능성을 시사한 유승민 전 의원도 “당원 100%를 하면서 당이 망가졌다”며 민심 비율을 높이자고 했다.
3040 낙선자들이 주축이 된 첫목회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 쇄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공부 모임을 열고 전당대회 룰을 ‘당원투표 50%, 국민 여론조사 50%’로 개정하고, 현재의 단일 지도체제를 집단 지도체제로 바꿔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첫목회 간사를 맡은 이재영 전 의원은 모임 후 기자들과 만나 “(황 위원장을) 공식 방문하고 이런 의견이 있다고 전달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반면 친윤(친윤석열)계와 영남권 의원들 사이에선 현행 비율을 유지하자는 의견이 나온다. 황 위원장은 여러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입장이다.
집단지도체제로의 전환 여부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에는 전당대회 득표 1위가 당 대표자가 되고, 2위 이하가 순서대로 최고위원을 맡는 집단지도체제 방식으로 운영하다 2016년부터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따로 선출하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이 때문에 최고위원들의 무게감이 떨어지면서 당내 쓴소리가 사라지고 수직적 당정관계가 심화했다는 지적이 있다.
당권주자 후보로는 수도권 비윤계인 나경원 당선자와 윤상현·안철수 의원, 친윤계 권성동·권영세 의원, 영남권 김태호 의원 등이 거론된다. 이 밖에도 서울 초·재선 배현진·조정훈 의원이나 30대 김재섭 당선자의 출마 가능성도 언급된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총선 백서 태스크포스(TF) 첫 회의를 열고 총선 패배 원인 분석에 돌입했다. TF는 전체 후보, 당직자, 보좌진, 출입기자 등을 대상으로 1주일간 총선 패배 이유 분석 설문조사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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