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집도의’ 진단 받기로
심각하면 재활만 최대 6개월
최근 타격 상승세… 아쉬움 커
‘바람의 손자’ 이정후(26)는 2024시즌부터 6년 1억1300만달러(1546억원) 조건으로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뛰기로 했다. 이는 2014년 1월 추신수(SSG)가 텍사스 레인저스로 이적하면서 받은 7년 1억3000만달러(1778억원)에 이은 두 번째 초대형 계약이다. 거액을 쓴 이정후는 큰 관심을 받았지만 성적은 아직 기대치는 아니다. 그래서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고 싶었던 이정후는 무리한 수비를 펼쳤고, 결국 어깨가 빠지는 부상을 당했다. 당초 큰 부상이 아닐 것으로 기대됐던 이정후의 상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샌프란시스코는 15일 “자기공명영상(MRI) 검사에서 이정후 어깨에 구조적인 손상(structural damage)이 발견됐다”며 “이정후는 17일 로스앤젤레스(LA)로 이동해 닐 엘라트라체 박사의 진단을 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엘라트라체 박사는 세계적인 스포츠 분야 수술 전문 의사로 꼽힌다. 그는 류현진의 어깨와 팔꿈치 수술, 또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의 팔꿈치 수술을 집도했다. 또 미국 프로농구(NBA) 스타인 고 코비 브라이언트와 전설의 복서 매니 파퀴아오도 어깨에 문제가 생겼을 때 엘라트라체 박사를 찾았다.
이정후는 지난 1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 홈경기에서 1회 수비 중 홈런성 타구를 잡기 위해 뛰어올랐다 펜스와 충돌한 뒤 쓰러졌다. 이정후는 팔뼈가 어깨 관절에서 빠지는 ‘탈구’ 진단을 받았다. 당시 구단은 이정후의 부상이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봤고,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 역시 “수술이 필요할 것 같지는 않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엘라트라체 박사를 찾는다는 건 이정후의 상태가 그만큼 좋지 않다는 의미다. 이정후는 10일짜리 부상자 명단(IL)에 이름을 올려뒀지만 복귀는 이를 넘어설 전망이다.
샌프란시스코가 동의한다면 이정후는 곧바로 수술을 받게 될 것이라는 보도도 나온 상태다. 외신은 왼쪽 어깨 관절 손상이 보이지만 공을 던지는 오른쪽을 다치지 않은 건 불행 중 다행이라며 경미하면 6~8주 공백이 불가피하다고 봤다. 만약 관절 손상이 광범위할 경우 재활에만 6개월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왼쪽 어깨는 과거 이정후가 수술을 받았던 부위다. 이정후는 한국에서 뛰던 2018년 6월 두산전에서 주루 중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다가 왼쪽 어깨를 다쳐 한 달간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또 이 시즌 10월 열린 한화와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도 외야 수비 중 다이빙 캐치를 시도하다 왼쪽 어깨에 문제가 생겼다. 어깨 부상은 회복까지 개인차가 큰 부상으로 유명한데 이정후의 회복 속도는 빠른 편이다. 이정후는 2018년 10월 부상 당시 2019시즌 5월 복귀가 예상됐지만 3월 개막과 동시에 그라운드로 돌아올 정도로 빠른 회복력을 보여줬다.
무엇보다 아쉬운 점은 이정후가 상승세를 타고 있던 순간 부상이 찾아왔다는 점이다. 올 시즌 145타수 38안타를 기록 중인 이정후는 최근 5경기에서 타율 0.368(19타수 7안타) 성적을 낼 정도로 감이 좋았다. 멜빈 감독은 “이정후를 포함한 주전 외야수의 줄 부상으로 팀을 꾸려가기 어려운 상황을 맞았다”면서도 “이정후가 전력을 다해 캐치를 시도한 것은 팀의 큰 변화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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