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나영희(62)가 삼풍백화점 붕괴 2시간 전에 백화점에서 나왔다고 밝혀 놀라움을 안겼다.
나영희는 최근 유튜브 채널 ’지금 백지연‘에서 ‘인생이 끝났다고 생각한 순간이 몇 차례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직전까지 백화점에 있었으며, 20대 남자들에게 납치돼 8시간 감금됐다가 풀려난 적도 있다고 했다.
삼풍백화점이 붕괴되던 날 나영희는 딸과 함께 백화점을 방문했다. 나영희는 “백화점 가서 뭐를 사러 다니는데 너무 더운 거다. ’왜 이렇게 덥지?‘ 생각하다 약속이 있어서 나왔는데, 그러고 2시간 후에 무너졌다”고 회상했다.
트라우마는 없었냐는 백지연의 물음에 나영희는 “딸과 목욕하러 가서 때 밀다가 들었다. 그날 밤부터 상상이 시작되더라. 그곳에서 떨어지는 느낌이 계속 상상이 됐다. 한 3일이 너무 고통스러웠다. 딸과 손을 잡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20년 전 괴한들에게 납치된 적도 있다고. 나영희는 “골프 가려고 내 차에 탔는데 갑자기 뒷좌석에 어떤 남자가 탔고, 조수석에 다른 남자가 칼을 대고 있었다”고 했다.
이어 “‘그때 난 끝이다’라고 생각했다. 당시에 청담동에는 대낮에 대로에서 납치당하는 사건들이 많이 발생했었다”며 “그땐 아무 생각도 들지 않더라. 초연해졌었던 것 같다”고 떠올렸다.
나영희는 “그렇게 몇 시간 끌려다니는데 2명이 더 합류해서 4명이 되더라. 그들이 카드를 요구해서 카드를 주며 ‘너희들은 왜 이런 짓을 하니?’라고 물었다. 유흥비가 필요하다고 하더라. 나도 왜 그런 얘기를 했는지 모르겠는데, 가정에서 사랑을 못 받고 여러 가지 불만 속에서 살다 보니 밖으로 돌게 되고 그런 것들이 ‘우리 어른들이 잘못한 것이다’, ‘내가 미안하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차 안이 조용해졌다. 잠시 후 한 친구가 ‘내일까지 데리고 있다가 풀어주자’고 했고 다른 한 친구는 ‘그냥 풀어주고 싶다’고 의견이 갈렸다. 그렇게 수원으로 이동해서 내 카드에서 뺄 수 있는 돈을 다 빼고 내려줬다”며 구사일생으로 풀려난 사연을 풀어놨다.
무사히 풀려나긴 했지만 납치 사건 역시 트라우마를 남겼다. 나영희는 “다리가 후들거리는 정도가 아니다. 다리가 안 떨어졌다”며 “트라우마가 생겨서 엘리베이터나 택시도 못 타고 10년간 버텼다. 지금도 당시 아찔한 기억이 조금은 남아있다”고 털어놨다.
한편 1980년 MBC 12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나영희는 80년대 영화배우로 활약했으며,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 ‘내조의 여왕’, ‘넝쿨째 굴러온 당신’, ‘옥탑방 왕세자’ 등에서 활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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