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측 ‘공조’ 흐름에 태도 바꿔
미국 내 한국전 참전을 기념하는 시설물 다수가 여전히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국가보훈부는 지난 1년 사이 시설물 4곳이 동해와 일본해 병기로 변경됐다고 밝혔다.
16일 보훈부에 따르면 1990년 설치된 메릴랜드 한국전 참전비를 비롯해 오하이오 한국전 추모공원, 인디애나주 레이크 카운티 한국전 참전비, 뉴욕주 카유가 카운티 한국전 참전비는 최근 1년 새 일본해 단독 표기를 동해와 일본해 병기로 변경했다. 정부는 재외공관을 통해 현지 지방정부와 한국전 참전협회 등에 동해와 일본해 병기를 꾸준히 요구해왔고 최근 미국 측이 이를 받아들이는 추세다. 그러나 뉴욕주, 뉴욕주 렌슬러 카운티, 하와이 호놀룰루, 사우스캐롤라이나, 캔자스, 노스이스트캔자스, 루이지애나주 파인빌, 아이오와, 미시간주 먼로 카운티, 오하이오주 아크론 대학교(2001년)에 있는 10개 한국전 참전비는 여전히 동해를 일본해로 단독 표기하고 있다.
정부는 그동안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된 세계 각국 지도나 출판물에 동해를 병기해달라고 요청해왔다. 일제강점기였던 1929년 국제수로기구(IHO)에서 발간된 자료에 동해 수역을 일본해라 표기한 이후 국제사회에서는 관습적으로 일본해라고 표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우리 정부와 학계의 노력으로 전 세계 지도에서 동해와 일본해를 병기한 비율은 2002년 2.8%에서 현재는 40% 이상으로 훌쩍 뛰었다.
특히 우리의 역사이자 한·미동맹을 상징하는 미국 내 한국전 참전비에 동해가 아닌 ‘일본해’라고 표기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었다. 정부는 일본해로 단독 표기된 시설물에 대해 동해를 병기해달라고 요구해왔지만 미국 측은 오랫동안 수용하지 않았다. 최근까지도 일본은 동해와 일본해 병기를 번번이 반대해왔기 때문에 이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한·일 관계 개선, 한·미·일 공조 강화 등의 흐름과 맞물리며 미 정부가 태도를 바꿨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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