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회원국인 아일랜드가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할 전망이다. 이미 스웨덴, 헝가리, 폴란드 등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는 가운데 이러한 움직임이 다른 EU 국가로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아일랜드 정부는 이날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방침을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한 소식통이 밝혔다. 앞서 아일랜드는 스페인, 몰타, 슬로베니아와 함께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을 위한 동맹을 결정하겠다며 EU 차원에서 이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도 지난주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는 시점을 22일 발표하겠다고 말해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방침을 기정사실화 했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즉각 반발했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아일랜드를 겨냥한 동영상을 올려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는 것은 하마스의 손아귀에 놀아나는 것”이라며 “역내 테러와 불안 확산으로 이어져 평화에 대한 어떤 전망도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U 내에서는 불가리아·체코·헝가리·폴란드·스웨덴 등 동부·북부 유럽 9개 회원국이 이미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고 있다.
유엔 총회도 지난 10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팔레스타인의 정회원국 가입에 대한 긍정적 재고를 권고하는 결의를 채택했다. 또 팔레스타인에 유엔 총회 회의나 각종 유엔 회의에 참여할 수 있는 예외적인 권한을 부여하기로 했다.
이번 결의에서 유엔 193개 회원국 중 143개국이 팔레스타인의 유엔 회원국 가입을 지지했는데, 그 가운데는 한국도 포함돼 있다. 미국·이스라엘 등 9개국은 반대했고, 25개국은 기권했다.
미국의 반대에도 한국이 찬성한 것은 한국도 소련의 반대로 42년 만에 유엔 가입 신청이 받아들여진 역사가 있어 팔레스타인의 열망에 공감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팔레스타인의 유엔 회원국 가입에 찬성함으로써 국제사회가 지지하는 유일한 해결방안인 ‘두 국가 해법’(이·팔 양국이 합의해 상호 독립국임을 인정하고 평화 공존한다는 구상)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팔레스타인은 2011년 독립국 지위를 얻기 위해 유엔 정회원국 가입을 신청했으나 미국의 반대로 무산됐다. 다만 의결권이 없는 ‘옵서버 단체(entity)’에서 의결권을 가지는 ‘옵서버 국가(state)’로 2012년 승격돼 지금까지 지위를 유지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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