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군사 요새화한 남중국해의 인공섬 3곳에 대형 미사일과 장갑차 배치 등의 용도로 대형 해저터널을 건설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왔다.
2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해양대학교 연구팀은 남중국해 인공섬에 대형 해저 터널 건설이 가능한 공법 개발에 성공했다. SCMP는 산호초 기반 인공섬이 지지력이 부족한 점을 극복하기 위해 인공섬에 수직 파이프를 대거 박고 시멘트 등이 포함된 혼합물을 쏟아부어 바탕을 단단히 한 뒤 해저 터널을 만드는 공법을 중국 해양대학교 연구팀이 개발했다고 전했다.
중국이 실제 터널 공사에 들어간다면 2014년 영유권을 주장하며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군도) 산호초 기반 암초 7곳에 인공섬을 만든 뒤 군사 시설로 활용해온 데 이어 무력을 강화하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이들 인공섬 중 수비 암초, 미스치프 암초, 피어리 크로스 암초 등 3곳이 대형해저터널 공사 대상이라고 SCMP는 전했다.
중국은 그동안 인공섬 7곳에 비행장과 미사일 발사대, 항공기 격납고, 레이더 시스템 등을 포함한 군사 시설을 집중시켜왔는데, 최근 공간 부족 현상이 생기자 확장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대형 해저터널 건설도 그 일환으로, 인공섬을 추가로 건설할 경우 필리핀·베트남 등이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영유권 분쟁 격화를 피하면서 기존 인공섬의 터널에 대형 미사일과 장갑차 등을 추가 배치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최근 몇 달째 스프래틀리 군도의 세컨드 토머스 암초(중국명 런아이자오)에서 필리핀과 충돌을 거듭하고 있다. 필리핀이 1999년 해당 암초에 좌초한 자국 군함을 지킨다는 명분으로 해병대원을 상주시키고 물자를 보급해온 걸 문제 삼은 중국이 필리핀 보급선을 물대포 발사와 선박 충돌 등으로 차단하면서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친중 인사인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대통령 시절에는 중국과 마찰이 거의 없었지만, 2022년 6월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 집권 이후 분쟁이 본격화했다.
중국이 인공섬 대형 해저터널 공사를 본격화할 경우 미국의 대응 여부도 주목된다. 미국은 올해 필리핀과의 연례 ‘발리카탄’ 군사훈련을 필리핀의 영해 밖인 남중국해에서 실시함으로써 중국의 일방적인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 행보를 견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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