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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차려 후 고열→근육 녹고→장기 파괴…사망 훈련병 ‘횡문근융해증’ 유사 증상

입력 : 2024-05-28 11:24:18 수정 : 2024-05-28 18: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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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혹행위 논란 커지나

군기훈련(얼차려)을 받다 병원에 실려가 이틀만에 숨진 훈련병이 군기훈련 후 ‘횡문근융해증’ 증상을 보인 것으로 28일 알려졌다. 무리한 근력운동을 했을 때 골격근세포가 손상돼 장기를 파괴하는 병이다. 군장 무게를 늘리기 위해 책을 집어넣어서 무게를 맞췄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2012년 육군에서 야간행군 후 숨진 훈련병의 사인에도 횡문근융해증이 있었다. 당시 의료진은 극심한 운동으로 파괴된 근육조직이 혈관과 요도를 막아 신부전증으로 발전해 사망했다는 소견을 내놨다.

 

훈련병 사망사건 발생한 육군 모 부대. 연합뉴스

얼차려를 받다가 쓰러진 훈련병이 횡문근융해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되면 무리한 얼차려로 장병이 죽음에 이르게 됐다는 비판이 거세질 전망이다.

 

육군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후 5시 20분쯤 강원도 인제의 모 부대에서 군기훈련을 받던 훈련병 6명 중 1명이 쓰러졌다. 쓰러진 훈련병은 민간병원으로 응급 후송돼 치료받았으나 상태가 악화해 25일 오후 사망했다.

 

사망한 훈련병은 완전군장으로 연병장을 도는 군기훈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훈련소에서는 완전군장으로 20~25㎏으로 훈련을 시행하고 있어 훈련병이 군기훈련을 받을 당시 메고 있던 군장은 약 20㎏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 뉴시스

사망한 훈련병은 완전군장 상태로 팔굽혀펴기도 지시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육군 규정상 완전 군장을 한 상태에서는 구보 대신 걷기만 가능하고, 걷더라도 1회 당 1km 이내만 지시가 가능하다. 팔굽혀펴기의 경우 맨몸인 상태에서 1회 최대 20번까지 시킬 수 있다.

 

훈련병이 얼차려를 받은 당일 인제군의 낮 최고기온은 28도에 육박했다.

 

군인권센터는 “센터에 접수된 제보에 따르면 A 훈련병의 안색과 건강 상태가 악화되어 보이자 함께 얼차려를 받던 훈련병들이 현장에 있던 지휘관에게 이를 보고했다. 하지만 지휘관은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고 계속 얼차려를 집행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육군은 훈련병 사망 사건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민간 경찰에 해당 사건을 수사 이첩할 예정이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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