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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신랑에 전화해서”… 피해자 탓한 ‘강남 모녀 살해’ 60대 용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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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6-02 16:13:22 수정 : 2024-06-02 18:4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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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 진행
구속 여부는 이르면 2일 결정돼

교제하던 60대 여성 흉기로 찔러
유족 “헤어지자 하니 폭력·위협”

서울 강남구 오피스텔에서 교제하던 여성과 그의 딸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60대 남성이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최민혜 판사는 2일 살인 혐의를 받는 박씨에 대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강남의 한 오피스텔에서 모녀를 살해하고 달아난 혐의를 받는 60대 남성 박모씨가 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를 마친 뒤 호송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뉴스1

박씨는 이날 오후 2시쯤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법원에 들어가면서 “이별 통보를 받고 화가 나 범행한 것이 맞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피해자 모녀 중 딸이) 신랑에게 전화하는 바람에 범행이 이뤄졌다”며 피해자에게 책임을 돌렸다.

 

박씨는 지난달 30일 강남구 대치동의 한 오피스텔에서 60대 여성 A씨와 그의 딸을 흉기로 찌른 뒤 차를 타고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모녀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끝내 숨을 거뒀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영상을 토대로 박씨의 인상착의와 동선을 확보해 범행 이튿날인 31일 오전 남태령역 인근에서 박씨를 긴급 체포했다.  

 

피해자 A씨는 박씨에게 ‘그만 만나자’는 뜻을 전하기 위해 자신의 사무실에서 딸과 함께 박씨를 만났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은 국내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박씨가 “‘너 나 그냥 둘이 죽자’, ‘내가 진짜 못 죽일 것 같냐’고 했다”며 “(A씨가) 엄청나게 불안을 느껴서 집에도 잘 못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달 6일 서울의 의대생 최모(25)씨가 강남역 인근 건물 옥상에서 전 연인을 찔러 살해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발생했다. 이처럼 교제 폭력이 살인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교제 폭력 예방과 피해자 지원 등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3월엔 경기 화성에서 김레아(26)가 헤어지자는 뜻을 전한 연인을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고 연인의 모친에게도 중상을 입혔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교제 폭력으로 검거된 피의자는 총 1만3939명에 달했다. 


윤솔 기자 sol.y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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