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2.9%)에 이어 2개월 연속 2%대를 기록하며 소폭 하향했다. 다만, 과일가격이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는 데다 국제유가 상승분이 반영되면서 석유류 가격이 1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4.09(2020년=100)로 작년 같은 달보다 2.7%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폭은 올해 1월 2.8%에서 2월 3.1%로 올랐다. 이후 3월 3.1%로 비슷한 흐름을 보인 이후 4월 2.9%로 하락했다.
품목성질별로 보면 농산물 물가가 19.0% 올랐다. 4월보다 상승폭이 2.5%포인트 낮아졌지만 지난해와 비교해 여전히 가격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작황 부진에 따른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되면서 사과(80.4%), 배(126.3%) 등 과일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밥상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신선식품지수도 작년 동월 대비 17.3% 올랐다. 신선식품지수는 계절과 기상여건에 따라 가격변동이 큰 55개 품목으로 작성된다. 신선채소 오름폭은 지난 4월 12.9%에서 5월 7.5%로 둔화됐다. 하지만 신선과실은 지난달 39.5% 오른 것으로 나타나 상승폭이 4월(38.7%)보다 0.8%포인트 확대됐다. 석유류 물가상승률은 3.1%로 4월(1.3%)보다 1.8%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작년 1월(4.1%)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달 개인서비스 물가 상승폭은 2.8%로 4월과 같았다. 외식 물가 오름폭이 2.8%로 4월보다 0.2%포인트 하락했지만 관광 등 외식제외서비스가 4월 2.7%에서 5월 2.9%로 상승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2.2% 올라 4월(2.3%)보다 0.1%포인트 낮아졌다. 근원물가가 하향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물가 전망에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이날 “최근 국제유가와 농산물 가격 둔화를 감안할 때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월 전망 경로대로 완만한 둔화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존한 가운데 국내외 경기 흐름, 기상 여건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커 물가가 예상대로 목표에 수렴해 가는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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