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간 무력충돌이 격화하면 이란 및 이란과 연계된 무장세력의 개입으로 연결돼 중동 지역의 더 큰 분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미군 당국의 경고가 나왔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와의 전면전을 피하지 않겠다는 태세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찰스 브라운 미군 합참의장은 23일(현지시간) “헤즈볼라는 전반적인 능력과 로켓 수 등 모든 면에서 하마스보다 월등하다”며 “이란은 헤즈볼라가 상당한 위협을 받고 있다고 느낀다면 헤즈볼라에 더 큰 지원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것이 이 지역 분쟁을 확대시킬 수 있으며, 이스라엘은 남쪽(하마스)뿐 아니라 북쪽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도 걱정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브라운 의장의 언급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날 지난해 10월 하마스와 개전 이후 처음으로 자국 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헤즈볼라와의 전면전을 치를 필요가 없기를 바란다. 그러나 이 도전 역시 맞이할 것이다. 우리는 다면전을 치를 수 있다”고 밝힌 직후 나왔다. 이스라엘이 하마스에 이어 헤즈볼라와도 전면전을 벌인다면 중동 전체의 전쟁 상황으로 이어지면서 미국도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경고인 셈이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이날 익명의 내부고발자를 인용해 헤즈볼라가 베이루트 공항에 이란산 팔라크 로켓, 파테흐-100 단거리 미사일, 차량에 탑재하는 탄도미사일, 최대 사거리가 320㎞인 M-600 미사일 등을 보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내부고발자는 헤즈볼라가 공항에 보관 중인 무기에는 레이저 유도 대전차 미사일과 부르칸 단거리 탄도미사일, 사이클로나이트로 불리는 폭발성 화학물질 RDX도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베이루트 중심가에서 불과 6.5㎞ 떨어진 이 공항이 공격당할 경우 2020년 베이루트 항구 저장고 대폭발 참사에 비견될 만한 폭발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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