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에만 3만5000명 빠져나가
전출 사유 43%가 ‘주택·주거환경’
건축물 27% 준공 후 30년 ‘노후화’
인구 자연 감소 심화도 두드러져
서울이 ‘작고 늙은 도시’로 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거 문제 탓에 ‘탈(脫)서울’을 택하는 행렬이 이어지는 가운데 고령화에 따른 인구 자연감소 추세마저 가팔라지는 모양새다. 서울 모든 권역에서 인구가 감소한 가운데 ‘노도강’(노원구·도봉구·강북구)은 더욱 빠르게 쪼그라들고 있다.
4일 서울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3년 서울 도시기본계획 모니터링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원은 도시의 현황과 변화를 진단하고 도시기본계획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매년 모니터링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구원에 따르면 2022년 서울시 인구는 938만명으로 전년 대비 0.8% 감소했다. 2010년에 비해 7.8% 줄어든 수치다. 2022년 한 해에만 약 3만5000명이 서울 바깥으로 빠져나갔다. 전출한 인구 가운데 약 70%는 경기·인천 권역으로 옮겨갔는데, 이러한 인구 유출의 이유로 42.9%가 ‘주택과 주거환경’ 문제를 꼽았다.
인구 유출뿐 아니라 사망자가 출생아보다 많아 발생하는 인구 자연감소 심화도 두드러졌다. 2022년 서울 사망자 수(5만5000명)는 출생아 수(1만3000명)를 크게 웃돌았다. 모든 자치구에서 유소년 인구 감소 추세가 나타났지만, 강북구(22%)와 도봉구(20.8%)의 고령 인구 비율은 특히 높았다. 노도강 3구는 2010∼2022년 인구 감소율이 15.6%에 달해 서울 모든 권역 가운데 가장 높았다.
서울 건축물의 노후화도 심화하고 있다. 건축물 중 27.3%(연면적 기준)는 준공 후 30년이 지난 것으로 나타났다. 노후 건축물은 노원구와 중구에 밀집한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 아파트 중 30년 이상 건축물은 20.2%, 다세대·연립주택 중에는 16.6%였다.
반면 서울에서 2018년 이후 신축허가를 받은 건축물 연면적은 전체의 7.6%에 불과했다. 맹다미 서울연구원 도시공간연구실장은 “서울의 고도 성장기였던 1980∼1990년대 초반까지 건축행위가 많이 일어났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노후화가 심화하고 있다”며 “2018년 이후 신축허가 비율은 강서구와 금천구에서 높았다”고 분석했다.
서울의 주택은 공동주택으로 획일화하는 추세가 강화됐다. 2022년 서울 전체 주택에서 공동주택 비율은 89.7%에 달했다. 주택 준공량을 기준으로 보면 2015년 다세대·연립주택(59.2%) 비율이 가장 높았던 것과 달리 2022년에는 아파트(60.2%)가 최다였다. 같은 기간 단독주택의 비율은 7.6%에서 4.7%로 감소했다.
서울의 주택 보급률은 2015년 96%에서 2022년 93.7%로 2.3%포인트 감소했다. 신축 주택 감소와 가구 수 증가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1∼2인 가구 증가에 따라 서울의 2022년 가구 수(410만가구)는 2015년 대비 31만가구 증가했지만, 이 기간 신축 주택은 20만호 증가하는 데 그쳤다. 주택 공급률이 감소함에 따라 준주택인 오피스텔이 소형가구를 위한 거주지 역할을 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2022년 오피스텔 거주 가구(24만)는 2015년(11만5000)에 비해 108.5%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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