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준호 민주당 의원, 기자회견에서 “전주 출신인 내게도 간첩이라 할 건가”
국민의힘 차기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에서 빚어진 사회자의 지역 비하성 발언 논란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거세게 반발했다.
강선우 민주당 의원은 2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정신 나간’ 국민의힘이 뭐라고 또 변명하려나 봐야겠다”며 “새로운 국민의힘 지도부의 출발을 알리는 ‘전북 비하’가 아주 걸출하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혐오, 지역주의, 갈라치기, 색깔론이 국민의힘 당헌당규인가”라고 물었다.
같은 당 한준호 의원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도저히 이 발언만큼은 넘어갈 수 없다는 생각에 국민의힘에 한 마디 드리고자 이 자리에 섰다”며 “오늘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간첩 발언과 전라북도에 대한 비하발언이 나왔다”고 날을 세웠다.
한 의원은 “간첩은 곧 전라북도라는 뼛속까지 잘못된 인식을 국민의힘이 가지고 있다”며 “이런 정신머리로 총선을 치렀기 때문에 그렇게 폭망한 거다”라고 쏘아붙였다. 이어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고 총선 직후 자기 당을 수습하려는 전당대회에서 이딴 헛소리나 하고 있다”며 “전북 전주 출신인 저에게도 국민의힘은 간첩이라고 말할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한 의원은 “전북도민을 향해 국민의힘은 엎드려 사죄해야 한다”며 “만일 이 일을 지금까지 하듯이 어영부영 넘기려고 한다면 앞으로 닥칠 일들에 대해 단단히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논란은 앞서 같은 날 경기 고양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에서 사회자들이 발언하던 중 불거졌다.
전국에서 온 당원들의 함성을 듣겠다며 제주도, 광주·전남, 강원, 인천, 경기, 경상, 서울 등 순으로 지역을 부른 사회자가 “아직 박수를 치지 않으신 분이 계시다”며 “이분들은 정체를 밝힐 수 없는, 어떤 간첩이라든가”라고 말하면서다.
이 대목에서 ‘전북 당원들을 부르지 않았다’는 현장 반응에 또 다른 사회자는 “전북 따로 해야 하나요?”라고 반문해 논란을 키웠다. 이후 모든 지역에서 온 당원들의 박수와 함성을 유도하는 것으로 전당대회는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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