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이스라엘을 직접 공격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뉴욕타임스(NYT)가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최고 정치지도자 이스마엘 하니야가 암살된 것과 관련해 중동 내 반이스라엘 연대인 ‘저항의 축’이 보복을 다짐하며 중동 정세가 요동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NYT는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하메네이가 이날 오전 긴급 소집된 최고 국가안보회의에서 이 같은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다. 하메네이는 최고지도자인 동시에 군 통수권자로, 미국이 이란을 공격할 경우에 대비한 방어 계획도 세울 것으로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직접적인 보복 공격을 공식화하며 저항의 축을 중심으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확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마스의 고위 인사 무사 아부 마르주크는 “비겁한 그들(이스라엘)의 행동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보복을 시사했고, 사미 아부 주흐리 하마스 대변인은 “우리는 알쿠드스(예루살렘의 아랍어 지명)를 해방하기 위한 전면전을 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멘 반군 후티 반군 정치국 소속 무함마드 알리 알후티는 엑스(X·옛 트위터)에 “그(하니야)를 표적으로 삼은 것은 악랄한 테러리스트 범죄이며 법과 이상적 가치들의 명백한 위반”이라고 분노했다. 후티 반군은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한 이후 하마스를 지지한다며 홍해에서 외국 선박들을 공격했다.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도 조의를 표하며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에 맞선 저항이 더 단호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스라엘이 점령지인 골란고원 축구장 폭격에 대한 보복으로 단행한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공습으로 이란의 군사 고문도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의 군사 고문 중 한명인 밀라드 비디가 베이루트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사망했다. 반관영 파르스 통신은 비디의 사망 소식을 전하며 사망 발표가 지연된 것은 처음에는 신원이 확실히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의 베이루트 공습으로 현재까지 5명이 사망하고 74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된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