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6%를 기록했다. 6월(2.4%) 대비 소폭 상승했지만 넉 달 연속 물가 상승폭은 2%대를 유지했다. 하지만 국제유가 상승, 기저효과 등으로 석유류 가격이 21개월 만에 최대폭 상승했고, 사과·배 등 과일 가격이 고공행진하는 등 물가를 자극할만한 요인도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4.13(2020년=100)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2.6%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폭은 올해 1월 2.8%에서 2월과 3월 각각 3.1%를 기록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4월 2.9%를 시작으로 5월 2.7%, 6월 2.4%를 기록하며 넉 달 연속 2% 중반 대를 기록하고 있다.
품목별로는 농·축·수산물이 1년 전보다 5.5% 올랐다. 축산물이 2.2%, 수산물이 0.9% 오른 가운데 농산물이 9.0% 오르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농산물 중 과일 가격은 강세를 지속했다. 사과와 배는 전월 동월 대비 각각 39.6%, 154.6% 올랐다. 배 가격은 통계 조사 이래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다만 과일 가격은 전월과 비교해 2.0% 하락했다. 기상악화로 채소류 가격도 오름폭이 컸다. 6월과 비교해 배추는 27.3%, 상추는 57.2%, 시금치는 62.1%, 오이는 45.6% 올랐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폭우를 비롯한 기상 상황 영향으로 생육 주기가 짧은 채소류 가격이 전월보다 올랐다”고 설명했다.
석유류는 국제유가 상승과 작년 가격하락에 따른 기저효과, 유류세 인하폭 축소 등이 반영되면서 8.4% 올라 6월(4.3%) 대비 상승폭이 확대됐다. 지난달 석유류 가격 상승폭은 2020년 10월(10.3%) 이후 21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개인서비스 물가 상승률은 2.9%를 기록하며 전월(2.7%) 대비 상승폭이 확대됐다. 휴가철을 맞아 관광·숙박 등 외식제외서비스가 6월 2.6%에서 7월 3.0%로 상승하면서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2% 상승하며 6월과 같았다. 전체 품목 중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아 가격 변동에 민감한 144개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 지수 상승률은 석유류 물가 상승 영향으로 6월 대비 0.2%포인트 오른 3.0%를 기록했다. ‘밥상 물가’와 직결되는 신선식품 지수는 작년 같은 달보다 7.7% 상승했다. 신선어개(-1.0%)와 신선채소(-1.7%)는 떨어졌지만, 신선과실이 21.3% 올랐다.
정부는 기상악화 등으로 지난달 물가가 일시적으로 올랐다면서 8월부터 2% 초중반대로 물가가 하향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8차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기상악화 등 일시적 요인이 해소되고 추가 충격이 없다면 8월부터는 2% 초중반 물가 둔화 흐름이 재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중동정세 악화와 여름철 기상이변 등 물가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물가 상황에 따라 적절한 대응방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최근 중동정세 관련 국제유가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상황별 대응계획에 따라 적기 대응하고, 배추·무 비축물량 방출과 할인 지원 등을 통해 농산물 수급 안정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면서 “식품업계 원가부담 경감을 지속 지원하면서 원가 하락 등이 가격에 반영될 수 있도록 업계와 소통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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