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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킹 13위 '97억' 벌 때…1위 안세영은 '9억' 가져갔다

입력 : 2024-08-13 10:06:26 수정 : 2024-08-13 10:5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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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선수 수익 대부분 광고료·스폰서십
안세영(오른쪽)이 2021년 12월 5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막을 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파이널 2021 여자 단식에서 우승, 2위 푸살라 신두(인도)와 함께 시상대에 올라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뉴시스

배드민턴 여자 단식 세계랭킹 1위이자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딴 안세영(22·삼성생명)이 지난해 상금과 연봉 등으로 9억여원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세계랭킹 10위권을 웃도는 외국 선수는 광고료와 스폰서십으로 매년 100억원에 달하는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져 적정한 수익 체계의 조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2일 세계배드민턴연맹(BWF)에 따르면 안세영은 지난 시즌 월드투어 8개 대회 우승과 파이널 4강 진출로 상금 62만8020달러(8억6151만원)를 벌었다. 이는 남자 단식 세계 1위 빌토르 악셀센(덴마크)의 상금 64만5095달러(8억8494만원)에 이어 전체 2위에 해당한다.

 

상금과 별개로 안세영은 연봉 6100만원가량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안세영은 2021년 1월 광주체고를 졸업하고 그해 삼성생명에 입단했다. 한국실업배드민턴연맹 선수계약 관리 규정에 따라 고졸 선수의 입단 첫해 연봉은 5000만원으로 제한되고, 3년 차였던 지난해까지는 연간 7% 이상 올릴 수 없다.

 

이에 따라 안세영의 지난해 총수입은 9억원가량으로 예상된다. 국제무대에서 경쟁하는 다른 나라 선수들과 비교해 크게 낮은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런 차이는 연봉 상한뿐 아니라 광고와 스폰서십 계약과도 관련된 것으로 파악된다. 안세영이 지적한 대로 국내에서는 국가대표 선수의 개인 후원을 금지하고 있으나 해외는 이에 대한 규제가 없는 것이다. 

 

실례로 세계 랭킹 13위 푸살라 신두(인도)는 지난해 광고료와 스폰서십으로만 710만달러(97억원)를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의 총수입보다 10배 많은 수준이다. 신두의 지난 시즌 BWF 투어 상금은 5만4015달러(7409만원)로 전체 99위다.

 

다만 배드민턴이라는 스포츠에 대한 한국과 인도 두 나라의 인기에는 큰 차이가 있어 현 시점에서 두 선수를 직접 비교하는 건 무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인도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스포츠가 크리켓이며 그 다음이 축구, 세 번째가 배드민턴이다. 신두는 2016 리우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은메달, 2020 도쿄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며 인도에서 국민적 영웅으로 등극했다.

 

앞서 안세영은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현재 배드민턴 국가대표 선수의 개인 후원 및 실업 선수의 연봉·계약금 관련 규정에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안세영은 “광고가 아니더라도 배드민턴으로도 경제적인 보상을 충분히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스폰서나 계약적인 부분을 막지 말고 많이 풀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중국 허빙자오를 이기고 우승을 차지한 한국 안세영이 시상대에 올라 금메달을 목에 걸고 있다. 연합뉴스

배드민턴협회와 연맹 측은 안세영과 같은 스타 선수를 제외한 비인기 종목의 특성상 공식 후원사로부터 받은 현금과 용품으로 전체 대표팀 선수들과 주니어 선수들을 지원이 이뤄진다고 설명한다. 개인 후원이 이뤄질 경우 지원 규모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연봉과 계약금 역시 개개인의 능력에 비례하지 못할 수 있지만, 총 300여명의 실업 선수가 운동으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선 전체 파이를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논란이 커지자 연맹은 계약기간을 단축하고 계약금과 연봉 상한액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3년 차 이내 선수가 세계선수권대회 등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경우 인상률 제한을 면제해주는 예외 조항을 두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체육계 안팎에서도 제도 보완을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12일 정례브리핑에서 “지금이 체육 정책을 새롭게 다듬고 개혁할 적기”라며 “전체적인 체육 정책을 들여다본 뒤 학교·생활·엘리트 체육 세 부분을 확실하게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문체부는 배드민턴협회 조사에 착수한다. 협회와 국가대표팀 등 관계자 의견 청취, 현장 조사와 전문가 자문회의 등 다각적 조사를 진행해 오는 9월 결과를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강나윤 온라인 뉴스 기자 kk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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