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랑 헤어져서 받은 물건 정리합니다.”
온라인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 각종 ‘전여친·전남친 선물’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헤어진 연인에게 받은 선물이나 돌려받은 선물을 매물로 내놓은 것이다. 하지만 이용자들은 실생활과 밀접한 판매 사유로 ‘스토리텔링’한 게시물은 정상 거래 게시물이 아닐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는 전문 업자로 의심되지 않으려는 수법인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당근마켓에 따르면 “애인이랑 헤어져서”, “이민하게 돼서” 등 실생활과 밀접한 사유로 ‘스토리텔링’한 게시물이 올라오고 있다.
실제 당근에는 “여친이랑 헤어져서 정리합니다”라며 ‘레츠퀸V 300’ 무선청소기가 올라와 있다. 작성자는 “보면 자꾸 생각나서 그냥 얼른 팔고 싶다. 검색해 보니 90(만원) 정도 하는 것 같다”며 “한 번도 사용안하고 열어보지도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연락 많이주세요”라고 마무리했다. 일주일 전에 올라온 ‘중고 거래 플랫폼’에는 1381건위 조회수가 달렸다.
이 상품을 포털서 검색하자 단 한 명의 쿠팡 판매자만이 해당 가격에 물건을 판매할 뿐이었다. 커머스 페이지에는 상품 평점, 리뷰, 문의 등이 일절 없었다.
이외에도 유저들은 흑염소, 홍삼 등 건강식품, 외산 부엌칼 등 품목을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근 드러난 전문 판매업자의 수법 중 하나는 터무니없는 가격에 스마트스토어에 판매할 물건을 등록한 후, e커머스 URL을 당근에 게시해 이용자가 ‘당근이 여기보다 싸네’라며 구매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최근 서울, 천안 등 지역에서 이런 글들이 속속 제보되고 있다.
악성 매물을 목격했다는 한 이용자는 “첨부된 URL만 보면 고가의 물건으로 보이겠지만 실상 리뷰 하나 없는 어설픈 상품 페이지”라며 “전문 업자로 의심되지 않으려는 수법이다”고 주위를 당부했다.
당근은 “패턴이 다양해지는 만큼 이용자 주의가 요구된다”며 “해당 유형의 게시물 발견 시 적극적으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당근은 최근 이런 어뷰징을 하나의 수법으로 인지하고 관련 모니터링 기술을 고도화하는 중이다. 이용자 신고에 더해 패턴을 학습한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해 업자를 판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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