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인공지능(AI) 칩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엔비디아가 오는 28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마감 후 2025 회계연도 2분기(5∼7월) 실적을 공개한다. 경기 침체 우려가 완화되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 달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 유력해지면서 한때 미 증시를 흔들었던 불확실성이 제거되자 시장은 사흘 앞으로 다가온 엔비디아의 실적을 주목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25일(현지시간) “미 증시의 랠리는 2024년 내내 시장을 견인한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라는 중요한 시험대에 직면해 있다”고 보도했다. 올스프링 글로벌 투자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마이크 스미스는 “엔비디아는 오늘날을 대표하는 주식(zeitgeist stock)”이라며 “엔비디아 실적은 1년에 네 번 ‘슈퍼볼’(미식축구 결승전)과 같다”고 빗댔다.
엔비디아를 필두로 AI 투자 열풍이 이어지면서 엔비디아 실적으로 단순히 한 기업의 수치를 넘어 현재 증시를 이끌어가는 AI 열풍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실적 발표가 기업의 AI 투자 지속 여부를 전망하는 요인이자 그동안 역사적으로 변동성이 컸던 9월로 향하는 시장 심리에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투자 리서치 기업 CFRA 데이터에 따르면 S&P500 지수는 2차 세계대전 이후 9월 평균 수익률이 -0.78%로, 월별로 따졌을 때 가장 낮았다. 그러나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앞두고 주가 상승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옵션 분석업체 오랏츠(ORATS)는 투자자들이 엔비디아 주가가 실적 발표 다음 날 약 10.3% 급등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 3년간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앞둔 예상치나 실제 실적이 발표된 뒤 다음 날 평균 상승률(8.1%)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엔비디아가 앞선 실적 발표에서도 당초 매출 예상치를 뛰어넘었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예상보다 매출액이 높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엔비디아는 지난 1분기 발표 당시 2분기 매출을 280억달러로 예상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는 2분기 실적을 이보다 높은 286억달러로 전망했다. 지난해부터 엔비디아의 분기 매출은 자체 전망치를 8∼19% 넘어온 탓에 이번에도 실적 전망치보다 실제 매출이 더 많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분기 실적이 전망치의 8%만 웃돌아도 매출액은 30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스웨스턴 뮤추얼 웰스 매니지먼트의 주식부문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매트 스터키는 “엔비디아가 (AI 칩의) 강력한 수요를 예측하면 이는 기업들이 경제 둔화를 예상해 투자를 줄이기보다는 계속 투자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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