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35%·테슬라 49% 손실
애플 투자자 99%·메타 98% 수익
美 정부, ‘AI대장주’ 엔비디아에
‘반독점 위반 조사’ 소환장 발부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7’(M7)이라 불리며 미국 기술주를 대표하는 7개 종목 중 ‘인공지능(AI) 반도체 선두주자인 엔비디아를 사들인 국내 투자자들이 기대에 못 미치는 수익을 낸 것으로 조사됐다.
4일 해외주식 리테일 점유율 1위 증권사인 키움증권이 지난달 30일 기준 개인 고객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M7 가운데 평균 매수단가를 기준으로 최근 종가 수익률이 가장 높은 종목은 애플(51.13%)과 메타(59.68%)로 조사됐다.
엔비디아는 40.35%를 거뒀으나 올해 들어 주가가 148% 폭등한 데 비춰보면 저조한 성적이다.
아마존·구글(알파벳)·마이크로소프트(MS)의 수익률은 15∼30%로 나타났다.
이 같은 수익률 차이는 평균 매수단가 차이에서 비롯됐다. 주가가 낮았을 때부터 오랜 기간 투자해온 덕분에 높은 수익률을 거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30일 각각 229달러, 521.31달러에 거래를 마친 애플과 메타에 대한 키움증권 개인 고객들의 평균 매수단가는 151.53달러, 326.47달러로 낮은 편이었다.
고객별 보유 종목의 매수단가와 지난달 30일 종가를 비교한 개별 종목의 수익권 비중을 보면 애플의 수익 투자자 비중이 98.9%, 메타는 97.7%로 각각 집계됐다. 아마존·구글·MS는 82∼85%로 나타났다.
국내 미국 주식 거래량과 순매수액 상위권을 휩쓴 엔비디아와 테슬라는 수익 투자자 비중도 상대적으로 낮았다. 엔비디아는 손실 투자자 비중이 34.6%였으며 테슬라는 48.9%에 달했다. 테슬라는 최근 주가(214.11달러)가 평균 매수단가 217.41달러보다 낮아 M7 중에서 유일하게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엔비디아에 투자한 이른바 ‘서학 개미’들의 수익률은 더욱 떨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엔비디아는 3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미국 경기 하락 우려 등으로 전 거래일 대비 9.53% 급락한 10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하루에만 2789억달러(약 374조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애플(-2.72%)과 MS(-1.85%), 알파벳(-3.94%), 아마존(-1.26%), 메타(-1.83%), 테슬라(-1.64%) 등 다른 M7 종목 주가도 일제히 하락했지만, 엔비디아의 낙폭에는 미치지 못했다.
특히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에 대한 ‘반독점 조사’를 강화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 법무부가 엔비디아와 일부 다른 기업들에 반독점법 위반 혐의 조사에 대한 소환장을 보냈다고 이날 보도했다. 통신은 미 법무부가 엔비디아가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법적으로 구속력 있는 요청을 보내 이번 조사가 정식 고발에 가까워졌다고 분석했다. 반독점법 담당자들은 엔비디아가 AI 반도체 수요 기업들을 상대로 다른 공급업체로 바꾸는 것을 어렵게 만들고 자사의 AI 반도체를 독점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기업에는 불이익을 주고 있다는 점에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엔비디아는 전 세계 AI 칩 시장에서 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 AMD 등 경쟁업체들은 엔비디아가 우월적 위치를 활용해 다른 업체의 반도체를 구매하는 기업에 ‘보복하겠다’는 취지로 위협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