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정부 출범 후 역대 최저치
“韓, 尹과 차별화할 능력 있나
갈등만 키우고 성과는 못 내
리더십 전혀 못 보이고 있어”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이 한동훈 대표 취임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급기야 윤석열정부 출범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한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의 차별화에 실패하고, 집권여당 대표로서 손에 잡히는 성과를 내지 못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갤럽이 지난 13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전주보다 3%포인트 떨어진 28%를 기록했다. 이는 국민의힘이 기록적인 참패를 당한 4·10 총선 직후(4월 3주, 30%)보다도 낮고, 윤 정부 집권 기간을 통틀었을 때도 가장 낮은 수치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같은 기간 1%포인트 오른 33%로 집계됐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최근 들어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 대표가 취임한 기간인 7월 4주 조사에서 35%로 집계된 뒤 32%(8월 4주)→30%(8월 5주)→31%(9월 1주)→28%(9월 2주)를 기록하며 뚝뚝 떨어졌다.
무엇보다 정통 보수층의 국민의힘 지지 강도가 약해지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대구·경북 지역의 국민의힘 지지율은 46%로 절반에도 못 미쳤다. 70대 이상의 국민의힘 지지율은 53%로 과반에 턱걸이한 수준이다. 당 지지율이 최고치(45%)를 찍었던 2022년 6월 2주 조사에선 대구·경북과 70대 이상 모두에서 60%의 지지를 받았다.
한 대표가 집권여당 대표로서 정치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보수층 사이에 한 대표가 당을 쇄신하고 대통령실을 견인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는데, 이에 상응하는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당 지지율이 윤 대통령과 함께 동반 추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같은 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20%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김관옥 정치연구소 민의 소장은 14일 통화에서 “여당 지지자들은 누적된 문제들에 대해 당이 대안을 제시하며 국정의 중심축 역할을 하길 바랐는데, (한 대표가) 주저하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윤 대통령과 차별화할 의지가 있느냐, 힘이 있느냐’는 의문이 커졌고, 결국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공동 책임론으로 돌아선 것”이라며 “한 대표가 리더십을 전혀 못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대표가 각종 사안에서 대통령실과 건건이 다른 입장을 내고 있지만, 갈등만 커지고 결과물을 도출하지 못하는 데 대한 피로감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한 대표가 김경수 전 경남지사 복권, 의정 갈등 문제 등에서 대통령실과 계속해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되는 건 하나도 없다”며 “목청은 큰데 대통령실이 무시하니 한 대표의 말발이 안 먹히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정치평론가는 “대통령을 설득하든, 굴복시키든 자신의 입장을 수용하도록 만드는 게 정치력인데 이것을 못 해내고 있다”며 “한 대표가 기대 수준에 비해 너무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니 지지율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기사에 인용된 한국갤럽 여론조사는 지난 10∼12일 전국 성인 남녀 1002명에게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실시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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