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뭐가 켕겨 침묵하나
현직 대통령 부부가
억대 여론조사 무상 제공
대가로 공천 줬다면 불법”
더불어민주당은 8일 “요즘 김건희 여사는 정권실세, 명태균씨는 비선실세라는 말이 돌아다닌다”며 여권발 공천 개입 의혹 띄우기에 주력했다. 야당은 이 사안을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국정농단 사태에 비견해가며 특검 수사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당 회의에서 정치 브로커로 알려진 명씨가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대선을 앞두고 수시로 만났고 억대 비용이 든 여론조사 결과를 무상 제공했다는 의혹을 집중 추궁했다. 명씨가 윤 대통령 당선 직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합류하라는 제안을 김 여사로부터 받았으나 본인이 거절했다고 주장한 점도 도마에 올렸다. 박 원내대표는 “사실이라면 천공(역술인)을 능가하는 비선실세 아니냐”며 “용산 대통령실은 켕기는 게 있는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이 2022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공천받은 것은 명씨가 윤 대통령 측에 3억6000만원 들인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한 데 따른 것이라는 의혹도 질타했다. 이 의혹은 김 전 의원 측 회계책임자였던 강혜경씨가 유튜브에 나와 주장해 알려졌다.
박 원내대표는 “현직 대통령 부부가 공천 장사를 했다는 것이기도 하고 명씨가 윤 대통령에게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했다면 명백한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선실세가 판치는 나라는 정상이 아니다”라며 “이미 겪어봤고 결말이 어땠는지도 잘 알고 있다. 반드시 비정상을 바로잡을 것”이라고 했다.
진성준 정책위의장도 “헌정사에 대통령 부인에 얽힌 의혹이 이렇게 쏟아진 적이 있었나 싶다”며 “민주당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김건희 의혹을 파헤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을 보탰다.
김용민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명태균의 힘은 명태균 혼자 키운 것이 아니라 윤 대통령, 그리고 윤석열 정권의 구린 모습 자체가 만들어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여사 관련 각종 의혹 수사를 위한 특검 도입 필요성도 강조했다. 김 원내수석은 “기존 특검법 재추진과 함께 상설특검법을 활용한 특검도 동시에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인천세관 마약 수사 외압 및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현 정부 인사들의 국회 증언감정법 위반 등도 상설특검 수사 대상에 올리겠다고 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