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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 회복 빨간불에 “예산 조기집행”… 약발 ‘의문’

입력 : 2024-10-08 19:21:00 수정 : 2024-10-09 00:3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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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38조 부양책 발표

국가발전개혁위 “당국 지원 강화”
10월 말 19조 건설 프로젝트 등 하달

재정 투입 방안 등 구체적 내용 없어
“모두 실망” “기대 이하” 평가 쏟아져
차익 실현 매도세에 홍콩지수 9%급락

부동산과 내수 침체로 중국 경제 회복에 빨간불이 켜진 가운데 중국 당국이 8일 예산 총 2000억위안(약 38조원)을 조기집행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경기 부양책을 발표했다. 앞서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통화 완화책을 내놓은 데 이어 다시 부양책을 내놓은 것이지만 이번에 꺼내든 카드는 약발이 그리 세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중국 거시경제 총괄부처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는 이날 베이징 국무원 신문판공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이달 말 1000억위안(19조원) 규모의 건설 프로젝트 리스트와 1000억위안 중앙 예산투자계획을 절차에 따라 하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산제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장관급)이 8일 베이징 국무원 신문판공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경기부양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베이징=EPA연합뉴스

정산제(鄭柵潔) 발개위 주임(장관급)은 이날 회견에서 세계 경제 둔화와 채무 증가, 무역 보호주의 대두 등 국제적 문제 외에도 경제지표 기복, 일부 업종 과열 경쟁 문제 등을 지적했다. 정 주임은 유효수요 부족과 일부 기업이 생산에서 겪고 있는 어려움, 부동산시장 약세, 주가 하락, 지방정부 부채 적체 등 중국 경제의 문제로 꾸준히 거론돼온 이슈들을 재차 열거하며 당국 차원의 대응과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중국이 이처럼 부양책을 연일 내놓는 것은 중국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가 커져가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중국 당국이 제시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 ‘5% 안팎’을 달성하기 어려워지면서 경기 부양을 위한 조치를 연이어 제시하는 것이다.

 

특히 이날 기자회견은 지난달 말 인민은행 등이 유동성 공급과 금리 인하 등 부양책을 내놓은 뒤 국경절 연휴(1∼7일)가 지나자마자 발표돼 중국 당국의 경기부양 의지 표명으로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이날 발표된 부양책은 시장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소재 프랑스 투자은행 나틱시스의 태평양 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 알리시아 가르시아 헤레로는 이날 기자회견에 대해 “훨씬 더 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에 모두가 실망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도 “기자회견은 야심찬 부양책이 공개되지 않은 채 끝났다”며 “2주 전 판궁성(潘功勝) 인민은행장이 깜짝 통화 완화 조치를 내놓은 것과는 비교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시장의 반응 역시 미지근하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와 중국CSI300지수 등은 전 거래일 대비 10%대 상승하며 장을 시작했지만 기자회견 내용이 공개되면서 상승폭이 대폭 줄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4.59%, CSI300지수는 5.93% 상승으로 마감했다. 중국 국경절 연휴 기간에도 거래돼 강한 상승세를 보였던 홍콩 항셍지수는 이날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9.41% 급락했다.

 

중국이 이처럼 경기부양책을 내놓고 있지만 내년 경제성장이 올해보다 암울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세계은행은 이날 반기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올해 4.8%에서 내년에는 4.3%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은행은 “최근 경기부양책은 단기적인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장기적인 성장은 더 심화된 구조개혁에 달렸다”고 분석했다.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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