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숙박 공유 사이트에서 자신의 집을 숙소로 예약하고 찾아온 투숙객을 흉기로 위협하며 강간을 시도한 남성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오창섭)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 등 상해)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관련 기관에 각 10년간 취업제한도 함께 명했다.
A씨는 2023년 10월 자신의 집에 숙박을 목적으로 방문한 여성 B씨를 강간하려고 한 혐의를 받아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피해자는 인터넷 숙박 공유 사이트를 통해 미리 A씨의 집을 예약한 상태였다.
이날 A씨는 B씨에게 방 1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숙박을 제공했다. 앞서 B씨는 자신이 예약한 집에 다른 가족 없이 A씨 혼자 거주하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아차렸다. 그는 불안했지만 사정이 있어 어쩔 수 없이 방문을 잠그고 숙소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음날 오전, B씨의 우려는 현실로 번졌다. 세면하기 위해 화장실로 향하던 중 A씨를 마주친 것이다. 그는 갑자기 돌변해 B씨에게 입맞춤을 시도했으며 피해자가 반항하자 침실로 끌고 갔다.
B씨가 “살려달라”고 소리를 지르며 저항하자 “베개 밑에 흉기가 있다”고 협박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계속 도망가며 저항하는 B씨를 붙잡고 폭행을 가했다. 또 주방에 있던 흉기를 들고 위협하다가 “그냥 집에 보내준다”라고 말했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B씨가 숙박비를 지급하지 않았고 피해자가 동의한 것으로 생각해 성관계를 맺으려 했다”며 “그러던 중 다툼이 발생했을 뿐 강간을 시도하거나 상해를 가한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숙박 공유 애플리케이션에서 A씨와 B씨가 나눈 대화 등을 토대로 ‘A씨의 진술이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을 부인하며 전혀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피해자가 상당한 신체적 고통과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가 엄벌을 원하는 점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해 양형기준에서 권고하는 형량보다 다소 높은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내에서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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