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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에 매출 뒤지고… 다시 ‘5만전자’로 털썩

입력 : 2024-10-11 06:00:00 수정 : 2024-10-11 07:5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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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부진 삼성전자 ‘사면초가’

‘AI 수혜’ TSMC 3분기 매출 36.5%↑
반도체서 한 분기 만에 역전 당해

DS부문 LED 철수 등 사업 재편
전력 반도체·마이크로 LED 집중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삼성전자가 잇따르는 악재에 고전 중이다. 3분기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대만 TSMC와의 매출 격차는 더 벌어졌고, ‘세계 최고의 직장’ 평가에서도 1위 자리를 빼앗겼다. 10일 주가는 장중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TSMC는 인공지능(AI) 수요에 힘입어 올해 3분기 236억2200만달러(약 31조9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조사업체 LSEG의 전망치 233억3000만달러를 웃도는 것으로, 전년 동기(173억달러) 대비 36.5% 성장한 수치다.

 

사진=연합뉴스

TSMC 실적은 각국 정부와 기업이 AI 분야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경쟁하면서 AI 관련 지출이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강화해 주는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평가했다. TSMC는 AI 모델을 학습시키는 데 필요한 최첨단 반도체를 생산하는 업체로, 세계적으로 AI 지출 급증 추세의 핵심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아픈 곳은 삼성전자다. TSMC 매출은 2022년 상반기만 해도 반도체가 속한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매출에 뒤졌다. 그러다 2022년 3분기 TSMC가 삼성전자 DS 매출을 앞질렀고 우위를 이어갔다. 메모리 시장이 살아나면서 올해 2분기 삼성전자가 2년 만에 TSMC 매출을 뒤집었으나, 3분기 다시 7조∼9조원 차이로 뒤에 서게 됐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DS 3분기 매출을 22조∼24조원으로 예상한다.

 

삼성전자는 올해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선정하는 세계 최고의 직장 순위도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2020년부터 4년 연속 1위였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1위)와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2위)에 이어 3위에 그쳤다.

 

포브스는 독일 여론조사기관 스태티스타와 함께 6개 대륙 중 최소 2개 대륙에서 1000명 이상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 다국적 기업 그룹에서 근무하는 50여개국 30만명 이상의 직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 850곳의 순위를 발표한다.

 

이번 삼성전자 순위는 실적 부진에다 성과급에 대한 불만 등으로 지난 7월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1969년 창사 이후 처음으로 총파업을 벌이고, 인도 가전 공장에서도 한 달째 파업이 이어지는 등 안팎으로 위기가 커진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AI 반도체 대표 기업인 엔비디아는 지난해 154위에서 올해 22위로 무려 132계단 상승했다. TSMC도 534위에서 218위로 316계단 뛰어올랐다.

 

자본 시장 평가도 싸늘하다. 삼성전자는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2.32% 하락한 5만8900만원으로 마감,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종가 기준으로 삼성전자 주가가 6만원선을 내준 것은 2023년 3월16일 이후 처음이다. TSMC의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 발표로 국내 반도체주가 덩달아 오른 것과 대조적이다.

 

외국인이 삼성전자 주가 끌어내리기를 주도했다. 외국인은 지난달 3일부터 이날까지 22거래일 연속 삼성전자 순매도를 이어갔다. 이 기간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 10조3067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증권가는 4분기에도 삼성전자 실적이 경쟁사와 비교해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목표가를 줄줄이 내렸다. KB증권은 9만5000원에서 8만원으로 하향했고 NH투자증권은 9만2000원에서 9만원, 유진투자증권은 9만1000원에서 8만2000원, 현대차증권은 10만4000원에서 8만6000원으로 각각 눈높이를 낮췄다.

 

삼성전자는 체질 개선을 위한 사업 재편에 힘쓰고 있다. 그 일환으로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 부문 산하 비핵심 분야인 발광다이오드(LED)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하고, LED 사업팀의 정리 수순을 밟고 있다.

 

삼성전자는 LED 사업을 접고, 전력 반도체와 마이크로 LED 사업에 집중할 방침이다. 기존 LED 사업팀 인력은 전력 반도체와 마이크로 LED 사업을 비롯한 메모리,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등으로 재배치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2012년 삼성LED를 흡수합병하면서 조명사업에 뛰어들었으나, 저가 제품과의 경쟁 심화로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진경·안승진 기자,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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