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노조 "역사 폭력 속 아파하는 사회 잔잔한 위로"
교육계에서 한국 첫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에 축하를 전한다. 학생들이 꿈을 갖는 계기가 됐고, 작가의 작품에 담겨 있는 메시지가 잔잔한 울림을 주고 있다는 반응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11일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에 논평을 내고 "이를 계기로 우리나라에서 꿈과 희망이 가득한 문학 소녀·소년이 더 많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이래 '한국인 노벨 수상자를 언제쯤 볼 수 있을까?'라는 국민적 기대와 바람이 현실화한 데 대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벨상 역대 수상자 중에 우리나라 수상자는 2명에 불과하다"며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을 계기로 교육과 연구, 기초과학 투자 확대와 국민적 노력으로 노벨상 수상자가 더 많이 배출되길 기대하고 응원한다"고 했다.
아울러 "전국의 선생님들은 더 교육에 매진해 미래의 노벨상 수상자인 학생을 사랑하고 잘 가르치겠다"고 전했다.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는 작가의 작품을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내는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 평한 스웨덴 한림원을 인용했다.
그러면서 "학교 교육이 역사적 상처와 마주하고 인간 삶의 연약함에 대해 이해하는 성숙함을 배워가는 방향으로 나아가길 소망한다"며 "역사의 폭력과 개인의 고통 속에 아파하고 있는 우리 사회에 이번 수상 소식이 잔잔한 위로가 되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일부 교육청에서 작가의 저서를 유해 도서로 지정, 도서 폐기를 권고한 이력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며 "행정과 정치적 이유로 학교의 자율적 판단과 결정을 침해하는 일은 더 이상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 교육계에서는 경기도교육청이 한강 작가의 작품을 유해도서로 지정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도교육청은 이날 자료를 내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를 유해도서로 지정, 폐기했다는 보도를 부인했다.
일부 학부모 단체가 '부적절한 성교육 도서를 즉각 폐기하라'는 민원을 제기하면서 일선 학교에 조치를 요청했지만, '채식주의자'는 도내 사립 고교 1곳에서 단 2권만 폐기됐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교사노조는 "학교 도서관 도서의 유해성 여부에 대한 명확한 기준 제시도 없이 폐기를 지시하는 것은 학생들의 사고를 재단하고 틀에 가두려는 태도"라며 "학교의 자율적 판단과 결정을 침해하는 일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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