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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취임 후 첫 제주 방문 선물 보따리 풀어보니…‘홀대론’ 사그라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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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10-15 20:58:39 수정 : 2024-10-15 20:5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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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종합병원 임기 내 지정…제2공항 빠른 속도로 완공”
크루즈 신속한 출입국 심사도 주문
기초단체 설치 주민투표·관광청 설치는 의제에서 제외

취임 후 제주도를 처음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민생 토론회에서 선물 보따리를 풀었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제주를 찾지 않아 ‘제주 홀대론’이 불거졌다. 대선 공약인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 조속 착공을 위한 기본계획 고시는 올해 9월에야 했고, 관광청 제주 설치는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15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에서 ‘세계로 열린 청정한 섬, 글로벌 휴양도시 제주’를 주제로 스물아홉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 대통령의 제주 방문은 당선자 시절인 지난 2022년 제74주년 제주4·3 희생자 추념식 이후 2년 6개월만, 대통령 신분으로는 처음이다.

 

이를 의식한듯 윤 대통령은 15일 제주 민생 토론회에서 “좀 일찍 찾았어야 하는데 시간이 많이 늦어져서 도민 여러분께 죄송한 마음”이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제주 제2공항 건설도 제주도와 긴밀히 협력해 빠른 속도로 완공하겠다고 했다. 이는 이날 주제토론 의제에 없던 내용이다. 대통령의 모두 발언에서 제2공항 현안을 언급하자 토론회를 주관한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 관계자들도 화들짝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제주권 상급종합병원 지정은 자신의 임기 안에 해 놓으라고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을 압박하다시피 하며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2027년 제주권 상급종합병원이 조속히 지정될 수 있도록 진료권역 재설정을 적극 검토하겠다”라 “이를 통해 지역완결적 의료체계를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15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에서 ‘세계로 열린 청정한 섬, 글로벌 휴양도시 제주’를 주제로 스물아홉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 대통령은 “제주도는 섬이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도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특별한 정책 고려가 필요하다”라며 “무엇보다 제주도의 의료 환경부터 확실하게 개선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부족한 의료 인프라 때문에 가족이 크게 아프기라도 하면 서울을 비롯한 육지로 나가서 진료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기상 여건이 나빠서 이동이 불가능하면 응급환자와 가족분들이 얼마나 애가 타겠나”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는 제주도와 같은 지역에도 고난도 중증 응급진료가 가능한 지역 완결적 필수 의료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의료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라며 “아울러 제주도의 상급종합병원이 조속히 지정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지역 특성을 감안해서 진료 권역을 재설정하고 상급종합병원에 관한 제도를 개선하고 상급종합병원에 필요한 이런 물적 의료시설의 지원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15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에서 ‘세계로 열린 청정한 섬, 글로벌 휴양도시 제주’를 주제로 스물아홉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 대통령은 토론회를 마치고 제주대병원을 방문해 “제주도에 상급종합병원이 없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맞지 않다”며 “제주대병원이 빠른 시일 내에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윤 대통령은 크루즈관광객의 신속한 출입국 심사도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주제토론 1부 ‘세계인의 관광 휴양도시, 제주’ 말미에 “2022년 2월 대선 후보 당시 제주해군기지와 강정항을 찾았었다”라며 “당시 강정항을 크루즈 허브로 만들겠다고 했는데, 코로나 19 이후 크루즈가 늘어 강정항에도 훈풍이 분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하지만, 출입국 심사 시간이 오래 걸려 관광객들이 실제 제주에 머무는 시간이 짧다는 불편을 겪고 있다”라며 입국 심사를 신속하게 할 방안이 있느냐고 법무부에 물었다. 배상업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은 “내년에 자동출입국심사대를 확충하고 선상 심사를 통해 시간을 단축하겠다”고 밝혔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자동심사대 설치와 선상 심사를 통해 입국 시간을 1시간 30분 단축시키면 체류 시간이 길어져 관광객 소비 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제주신항만 건설 기본계획의 연내 고시, 미래모빌리티 전후방 생태계 조성을 위한 도심항공교통(UAM) 시범사업 지원, ‘런케이션(배움의 러닝(Learning)과 휴가·여행의 베케이션(Vacation)을 합친 말로, 교육 관광 또는 교육 여행)’ 확대 지원 등도 강조했다.

 

15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에서 ‘세계로 열린 청정한 섬, 글로벌 휴양도시 제주’를 주제로 스물아홉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가 열린 이후 우동기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장이 브리핑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제주의 풍부한 재생에너지 인프라를 활용해 분산 에너지 특화지역 추진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우동기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장은 민생 토론회 이후 진행된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이 제주권 상급종합병원 지정은 지체하지 말고 빨리 시행하라는 주문이 있었다. 정부 측 답변에서 ‘검토’라는 말은 쓰지 말라고 했다. 그 동안 토론회에서 볼 수 없었던 가장 파격적인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제주관광청 신설이나 오 지사의 제주형 행정체제개편 관련 주민투표 건의는 거론하지 않거나 말을 아꼈다.

 

오 지사는 “주민 의사를 물을 수 있는 이런 방안(주민투표)이 마련된다면 도민의 자기 결정권을 강화해 분권과 균형 발전 정책을 시행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행정체제 개편을 위한 주민투표 실시를 건의했다.

 

우 위원장은 “관광청 설치나 행정체제 개편 의제는 민생 토론회에서 다룰 수 없는 내용”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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