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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새 동정에서 비난으로…‘난 즈려밟힐 말’ 문다혜에 ‘그래서 음주운전 했나’

입력 : 2024-10-19 10:34:53 수정 : 2024-10-19 10:3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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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 딸 다혜씨 SNS에서 본 한 달 새 여론
검찰 압수수색에 ‘난 즈려밟혀야 할 말’ 개탄…‘마음 단단히 잡아라’ 여론
지난 5일 음주운전 적발 소식에…‘아비 얼굴에 X칠’ 비난 거세져
문재인 전 대통령 딸 다혜씨가 지난 18일 음주운전 사고 관련 조사를 받은 후, 서울 용산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 전 사위 서모씨의 ‘타이이스타젯 특혜 채용 의혹’ 관련 검찰의 자택 등 압수수색에 ‘다혜씨도 힘내라’던 댓글이 달린 게 불과 한 달 여 전의 일이다. 자신은 ‘범죄자’도 아닌데 집을 압수수색 당한다는 일은 마음을 진정시키기 힘들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는 다혜씨의 한탄에 가까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글에서다.

 

다혜씨가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SNS 계정의 지난달 12일 글에서 그는 “설명할 길이 없는 꺼림칙함, 수치심이 물밀듯 밀려왔고 당황스러웠다”며 “수 시간 뒤져질 때만 해도 부끄러울 게 없으니 괜찮다고 자위했는데, 막상 종료 후 그들이 돌아가고 나니 그때부터가 시작이었다”고 무너지는 속마음을 드러냈다.

 

압수수색 대상이 된 서랍장이 마치 ‘서걱’거리며 소리를 내는 듯했다는 시적 표현과 증거물로 채택되지는 않았지만 검찰의 손이 지난 자신이 ‘애정했던 물건’마저 마구 다 버리고 싶었다는 대목은 얼마나 처절한 심정인가를 짐작하게도 했다.

 

문 전 대통령에 칼을 겨누기 위한 검찰에 의해 즈려밟고 더럽혀져야 마땅한 말일 뿐이라던 다혜씨의 결정적 표현에 ‘부디 마음 단단하게 먹고 잘 버텨주기를 바란다’, ‘무너지지 말고 마음 단단히 잡아달라’ 등의 더불어민주당 지지자 추정 누리꾼들 응원이 거듭 이어졌다.

 

‘이젠 더 못 견딜 것 같아서 글을 쓰기로 했다’던 다혜씨 글에 달린 이 같은 댓글 분위기는 그가 음주운전으로 적발됐다는 소식이 언론을 통해 보도된 후, ‘따뜻한 응원’에서 차가운 비난으로 바뀌었다.

 

한 누리꾼은 “더 이상 참지 않는다는 게 음주운전이었냐”며 황당하다는 듯 댓글을 달았고, 다른 누리꾼도 “그래서 음주운전을 했느냐”고 되물었다. 이 외에도 ‘아비 얼굴에 X칠하고 있다’거나 ‘술 마시고 음주운전이나 하는 주제에’, ‘음주운전이라니 살인자가 맞나’ 등 날 선 댓글이 다혜씨의 글에 거듭 쏟아졌다.

 

그의 음주운전은 재임 시절 문 전 대통령의 ‘음주운전=살인행위’라는 지적에 배치되는 데다가, 압수수색에 관한 감성 호소로 동정 여론을 일으킨 상황에서 정작 정의에 어긋나는 행위를 ‘전 대통령 딸’인 다혜씨가 저질렀다는 비판들로 해석됐다.

 

문재인 전 대통령 딸 다혜씨가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지난달 12일 올라온 글의 일부. 엑스(X·옛 트위터) 계정 캡처

 

다혜씨는 음주운전 사고 13일 만인 지난 18일 경찰에 출석해 4시간가량 조사를 받은 후 귀가했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이날 오후 다혜씨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조사 4시간10분여 만인 같은 날 오후 5시54분쯤 경찰서 밖으로 나와 고개 숙인 다혜씨는 입장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울컥한 듯 얼굴을 감싸며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어진 ‘다른 교통법규 위반 여부도 조사받았나’, ‘음주운전은 어떻게 하게 된 건가’ 등 취재진의 질문에도 “죄송합니다”라고만 답하고 경찰서에 올 때 탑승했던 하얀색 차량을 타고 떠났다.

 

경찰은 다혜씨를 상대로 음주운전 경위, 불법주차·신호위반 등 교통법규 위반, 동석자, 과태료 체납 전적 등에 대해 조사했고 다혜씨는 대부분의 혐의를 시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혜씨는 기자들에게 ‘사죄문’이라는 제목의 입장문도 냈다.

 

그는 입장문에서 “모든 분들께 깊이 사죄드린다”며 “해서는 안 될 큰 잘못을 했다”고 고개 숙였다. 그러면서 “그렇게 술을 많이 마시고 운전을 했고 사고까지 발생하게 한 점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다시는 걱정하시지 않도록 저 자신을 성찰하며 살겠다”고 덧붙였다.

 

또 “제 잘못으로 피해를 입은 (택시) 기사님과 가족분들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면서 “그나마 기사님이 신고해주신 덕분에 제가 운전을 멈추고 더 큰 사고를 피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러한 이유에서 다혜씨는 “기사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사고 후 제 사죄를 받아주신 것도 감사하다”고도 덧붙였다.

 

경찰에 따르면 다혜씨는 지난 5일 오전 2시51분쯤 용산구 이태원 해밀톤호텔 앞에서 운전하던 중 차선을 변경하다 뒤따라오던 택시와 부딪혔다. 사고 당시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다혜씨가 방향 지시등을 켜지 않고 차선 변경을 시도하거나, 경찰관과 함께 걸어가던 중 옷소매를 잡은 경찰의 팔을 뿌리치는 듯한 모습 등이 담겼다.

 

경찰 음주 측정 결과 다혜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49%로 면허 취소(0.08% 이상) 수준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택시 기사는 경상을 입었지만 다혜씨 측과 합의를 마친 후 경찰에 상해 진단서는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기사가 상해 진단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다혜씨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이 아닌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으로만 처벌받을 가능성이 크다.

 

다혜씨는 변호사를 통해 피해 기사에게 ‘사고 당시엔 미안하다고 말할 경황이 없었다’며 ‘죄송하다’는 자필 편지를 전달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문재인 전 대통령(왼쪽)과 딸 다혜씨. 뉴스1

 

이런 상황에서 다혜씨가 제주에서 불법 숙박업을 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졌다. 제주시는 한림읍 협재리에 있는 다혜씨 소유의 단독주택에서 미신고 불법 숙박업이 이뤄졌다는 민원이 국민신문고를 통해 제기돼 제주자치경찰단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19일 밝혔다.

 

해당 주택이 농어촌민박업 등록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숙박업을 했을 것으로 보고 명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시는 지난달초 수사를 의뢰했다.

 

제주시는 불법 숙박업 행위의 진위를 현재는 단정할 수 없어서 자세한 내용을 밝히기 어렵다는 입장이며, 제주자치경찰단 측도 수사 중인 사안이라며 더 이상의 자세한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다혜씨의 음주운전 등에 뚜렷한 입장을 내지 않으면서 ‘침묵’을 지켜온 문 전 대통령은 자신이 책방지기로 있는 평산책방 애플리케이션의 게시판에 소설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에 기쁘다는 심정을 표현하는 등 글을 최근 올리고 있다.

 

한 작가의 일부 도서 입고를 알린 지난 18일 글에서 문 전 대통령은 한 작가의 책이 ‘그림의 떡’인 동네 서점이 많다면서, 전국 각지의 동네 책방 우선 공급 등의 필요성을 호소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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