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공사, 日전범기업 31곳에 8000억원 투자
국민연금과 한국투자공사가 일본 '전범기업'에 투자한 규모가 3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범기업은 전쟁이 일어났을 때 군납 물품을 적극적으로 제조했거나 식민지 국민들을 강제 징용하는 등 전쟁범죄를 저지른 기업을 말한다. 특히 일제강점기 때 일본 전범기업은 조선인들을 무자비하게 끌고 가 강제징용하고 막대한 이익을 봤다.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안도걸 의원이 국민연금과 한국투자공사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기준 일본 전범기업 63곳에 총 2조2700억원을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말 1조5400억원에서 1.5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는 2024년 5월 기준 전범기업 31곳에 약 8000억원(5억8000만 달러)를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연금과 한국투자공사 모두 일본 전범기업에 투자해 온 이후 최대 규모다.
지난해 국민연금에서 1000억원 이상 투자한 일제 강제동원기업은 4곳으로 신에츠 화학 6950억원, 도요타 5350억원, 미쓰비시 전기 1230억, 다이킨 산업 1130억원 순이었다. 국민연금이 미쓰비시 그룹사(전기·중공업·화학)에 투자한 총액은 2150억원에 달했다. 미쓰비씨 그룹의 경우 한국 대법원이 강제노동에 동원된 피해자들에게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지만 아직까지 지급을 하고 있지 않은 곳이다. 이들은 피해자들에게 사과한 적도 없다.
국민연금은 “전세계 40개국 이상 4000 종목 이상의 종목을 포트폴리오 형태로 투자하며, ‘특정 개별기업’을 따로 투자단위로 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한국투자공사 또한 “특정한 의도가 없으며, 글로벌 지수(MSCI)를 추종하는 일반적인 투자 방식에 따른 것”이라 답변하며 일본 전범기업에 대한 투자방침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안도걸 의원은 “세계 최대규모 ‘노르웨이국부펀드(NBIM)’에서는 윤리위원회를 설치해 환경, 사회, 지배구조 요소(ESG)뿐만 아니라 인권·환경훼손, 부패 등의 문제를 가진 기업을 ‘핀셋 배제’하고 있다”면서, “국민이 맡긴 노후자금과 외환보유액을 관리하는 두 기관이 인권을 훼손하고 우리나라 제도에 불응하는 일제 강제동원기업 주식에까지 투자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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