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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스펜디드… KIA ‘필승맨’ 전상현 카드 적중

입력 : 2024-10-23 22:06:24 수정 : 2024-10-23 22: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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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 1차전 삼성 5-1로 완파

KIA 좌완 불펜 투수 등판 예상 깨고
‘우완 셋업’ 전상현 올려 실점 위기 탈출
삼성 강민호 실책성 수비에 역전 허용
소크라테스·김도영 등 타자들 맹활약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최초의 서스펜디드 경기가 선언됐다. 그것도 한국시리즈(KS·7전4승제) 1차전이라는 절체절명의 일전에서 벌어졌다.

지난 21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우천 속에 강행했던 KIA와 삼성의 2024 KS 1차전은 삼성이 1-0으로 앞선 6회초 무사 1, 2루 김영웅 타석, 볼카운트 1B-0S에서 중단됐다. 삼성의 득점이 6회초 김헌곤의 솔로포로 나온 상황이라 KIA에게도 6회말 공격 기회가 주어져야 했기에 경기는 중단된 시점에서 22일 재개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얄궂은 비는 이날까지 계속 내렸고 결국 23일에서 남은 1차전 경기를 치를 수 있게 됐다.

 

역투 KIA 전상현이 23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펼쳐진 2024 KBO리그 한국시리즈 1차전 삼성과 경기 6회초 2사 만루 상황서 역투하고 있다. 광주=뉴시스

일자로는 ‘이틀’, 시간으로는 ‘약 40시간’이 흐른 이날 오후 4시에 다시 개시된 KS가 1차전 잔여 경기는 이런 초유의 상황이 주는 흥분과 긴장감 속에 열렸다. 평일 오후 4시이기에 관중석은 빈자리가 많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사상 처음으로 1000만 관중을 넘긴 프로야구의 인기는 예상보다 훨씬 뜨거웠다. 경기 시작 3~4시간 전부터 야구장 주변은 팬들로 붐볐고, 경기 시작이 임박하자 빈자리가 잘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이틀 전 1차전을 찾았던 관중들은 다시 KIA챔피언스필드를 찾아 31년 만에 성사된 전통의 라이벌 간의 KS 경기를 만끽했다.

대구에서 6살 난 아들과 함께 광주를 찾은 곽동욱씨는 “1차전을 관람한 지인이 오늘 사정으로 못 간다며 표를 양도해줘서 아들과 함께 왔다”고 말했다. 실제로 1차전 입장권 구매자 중 다시 광주를 찾지 못하는 이들은 모바일 중고거래앱 당근마켓에는 남은 4이닝을 볼 수 있는 입장권을 팔겠다는 게시글이 많이 올라오기도 했다.

40시간 동안 무수히 6회 공격과 수비 상황을 그려본 끝에 1차전 6회를 맞은 KIA 이범호 감독과 삼성 박진만 감독의 지략 대결도 뜨거웠다. 먼저 ‘장군’을 부른 것은 이 감독이었다. 좌타자 김영웅을 대비해 5명이나 되는 좌투 불펜요원 중 하나를 올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 감독의 선택은 마무리 정해영 앞에 주로 나오는 필승 셋업맨 우완 전상현이었다. 강한 직구와 제구력도 겸비한 전상현으로 무사 1, 2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막아내겠다는 전략이었다.

박 감독은 희생번트로 1사 2, 3루를 만들려 했지만, 전상현의 강한 직구에 김영웅의 번트는 포수 김태군 앞에 바로 떨어졌고, 2루 주자 르윈 디아즈는 3루에서 포스아웃됐다. 전상현은 박병호를 삼진으로 잡아낸 뒤 윤정빈에게 볼넷을 내줘 2사 만루에 몰렸으나 이재현을 투수 앞 땅볼로 잡아내며 이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박 감독도 이틀 전 선발로 나선 원태인의 뒤를 이을 두 번째 투수로 좌완 이승현을 6회 수비에 올렸다. 이어 열릴 2차전 선발로도 유력했던 이승현이지만, 좌타자가 많은 KIA 타선을 제압하기엔 이승현만한 카드가 없다는 판단에 나온 승부수였다. 이승현은 소크라테스와 김도영, 나성범을 삼진으로 막아내며 ‘멍군’을 외쳤다.

재개된 1차전도 투수전으로 이어지는 듯했으나 의외의 포인트에서 승부가 갈렸다. KIA가 7회 선두타자 김선빈의 볼넷과 최원준의 안타, 김태군의 희생번트로 1사 2, 3루를 만들며 동점을 노렸다.

서건창이 1루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무위에 그치는 듯했으나 여기에서 반전이 나왔다. 프로 21년 차지만, KS는 생애 처음인 삼성의 강민호가 임창민의 포크볼을 블로킹해내지 못한 것. 그 사이 김선빈이 홈을 밟아 1-1 동점이 됐고, 이번엔 임창민이 높은 직구를 요구하는 강민호의 사인과 반대로 땅바닥에 공을 패대기쳐 또 한 번 폭투가 되면서 최원준마저 홈을 밟아 2-1이 됐다. 이어 소크라테스와 김도영의 적시타가 연속으로 터져 나오면서 순식간에 점수는 4-1까지 벌어졌다. KIA는 8회 2사 1루에서 김태군의 좌중간을 가르는 적시 2루타로 쐐기를 박으면서 5-1의 짜릿한 역전승을 완성했다.

이날 6회초에 등판해 1.2이닝을 완벽히 틀어막으며 분위기를 반전시킨 전상현이 1차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이범호 감독은 “불펜 투수 중에서 구위가 가장 좋다고 판단했다. 코치들도 같은 생각이었다. 오늘 경기의 최대 승부처로 봤기 때문에 정공법을 택했다. 전상현이 기대대로 위기를 잘 막아줬다”고 치켜세웠다.

반면 삼성 타선은 전상현뿐만 아니라 곽도규(1.2이닝), 정해영(1이닝)까지 푹 쉬고 나온 KIA 불펜요원들의 공을 좀처럼 건드리지 못하면서 통한의 역전패로 첫 판을 내준 채 1시간 휴식 후 2차전에 돌입했다.


광주=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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