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못하게 해주겠다”…범행 모습 중계도
法 “고문에 가깝다”…징역 장기10년·단기7년
또래 여학생을 모텔에 감금하고 성폭행한 뒤 실시간 방송까지 한 10대가 중형을 선고받았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제12형사부(부장판사 김병만)는 전날 성폭력처벌법 위반, 아동·청소년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 등 치상), 폭행 등 혐의로 기소된 A(17)군에게 징역 장기 10년, 단기 7년을 선고했다.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40시간과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 10년도 함께 명령했다.
재판부는 “다수의 공범들과 아동·청소년 피해자를 감금해 집단으로 구타하고 변태적인 성범죄를 저질렀으며 심지어 휴대전화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중계까지 하는 등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피고인이 비록 소년일지라도 성고문에 가까운 범행으로 피해자가 상상할 수 없는 전인격적 피해를 입어 응분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범행에 상응하는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며 “또 다른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해 피해자와 모친이 최초에 엄중 경고하며 경찰 신고로 나아가지 않았음에도 다시 범행을 저질렀다. 채팅, DNA 등 객관적 증거에도 불구하고 먼저 피해자가 성적으로 접촉했다는 등 2차 가해를 지속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A군은 지난해 10월14일 새벽 대전 중구의 한 모텔에서 친구 6명과 함께 또래 여학생인 B양을 감금하고 집단으로 구타한 뒤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별건으로 다른 여학생을 강제추행한 혐의도 적용됐다.
이들은 당시 피해자에게 “옷을 벗으라”고 협박한 뒤 “임신을 못하게 해 주겠다”며 얼굴과 배 등을 마구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라이브 방송과 영상통화 등을 통해 성폭행 장면을 중계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가해 학생들은 B양이 신고를 하지 못하게 협박하려는 목적으로 촬영했다고 진술했다.
범행 이후 B양의 건강 상태가 급격히 나빠지자 A군 등이 B양을 병원에 데려갔고, B양의 몸 상태를 본 의료진들이 이들의 범행을 의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조사에서 이들은 B양이 일당 중 1명에 대해 험담을 하고 다녀 혼내주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이들이 피해자를 병원으로 옮긴 뒤에도 경찰 출동 직전까지 감금한 것으로 봤다.
지난 9월 열린 결심공판에서 A군 측 변호인은 최종변론을 통해 “A군이 타지역에서 학교폭력을 당한 뒤 그 충격으로 경계성지능장애를 앓고 있다”며 “대전으로 이사 와 아는 사람이 없는 상황에서 자신의 말을 잘 들어주는 공범 C양을 만나게 됐고 C양의 말이라면 전적으로 신뢰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건 당일에도 피해자를 폭행할 생각은 없었으나 C양이 폭행하기 시작하면서 범행에 이르게 됐다”며 “17세 미성년자로 사회에 나가 무엇을 할지 명확한 목표를 세우는 등 갱생가능성이 큰 점, 경계성지능장애를 앓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달라”고 선처를 호소한 바 있다.
A군도 “피해자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하면서도 무책임한 것 같아 죄스럽다”며 “피해자가 앞으로 다른 아픔을 겪지 않고 행복하길 바란다. 저 역시 사회에 나가면 다시는 이런 일을 저지르지 않겠다”며 울먹였다.
검찰은 A군에게 징역 장기 12년, 단기 7년을 구형했다. 또 다른 주범인 C양은 2심에서 징역 장기 10년, 단기 7년을 선고받고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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