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스 등 안전시설 없어”
제주지역 한 골프장에서 카트가 연못에 빠져 사상자 2명이 발생한 사고와 관련해 경찰이 책임자를 검찰에 넘겼다.
제주경찰청은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해당 골프장 총지배인 A씨를 검찰에 송치했다고 1일 밝혔다.
지난 5월 14일 오후 4시 51분쯤 서귀포시 남원읍 한 골프장에서 50대 A씨가 티잉 그라운드 주변 카트 도로 경사로에서 후진하다 코스 안에 있던 인공 연못(워터해저드)에 빠졌다.
물에 빠진 A씨와 함께 카트에 타고 있던 아내 B씨는 주변에서 골프를 치던 이용객에 의해 구조됐지만, 심정지 상태였던 A씨는 이튿날 결국 숨졌다.
A씨는 경기 도우미 동반 라운딩을 선택하지 않은 ‘노캐디 셀프라운드’를 하다 카트를 직접 운전했다.
경찰 조사 결과 사고가 난 연못은 비가 올 때 하류로 물이 쓸려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만든 빗물저장시설로, 폭이 넓은 데다 깊이도 3∼5m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 빗물저장시설은 물이 빠지지 않도록 바닥에 시멘트를 바르고, 비닐 재질 방수포를 깔아 매우 미끄러운데도 주변에 안전펜스나 안전벽 등 안전시설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골프장 이용객이 연못에 빠지는 사고를 방지하는 안전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봤다.
경찰은 이 사건에 대해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중대시민재해 혐의가 적용이 가능한지도 들여다봤지만, 골프장을 공중이용시설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
공중이용시설에 들기 위해선 건축법상 건축물이면서 전체 연면적이 5000㎡ 이상에 해당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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