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중국산 수입품 관세 강화 엄포
해리스도 바이든 기술 통제 계승 전망
日, 美와 이미 ‘방위비 GDP 2%’ 합의
유럽도 ‘나토 방위비 분담’ 갈등 우려
트럼프보다 ‘동맹’ 강조 해리스 더 지지
러는 우크라 종전 원하는 트럼프 응원
정권 바뀌면 나토 결속력 약화 기대감
5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대선 결과에 해외 각국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박빙의 승부 속에서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미국과 긴장 상태를 이어온 중국과 러시아 등은 물론 우방인 유럽과 일본 등도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중 패권경쟁 속에 미국의 전·현 정부 모두와 갈등을 빚어온 중국은 두 후보 중 누가 당선되더라도 크게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첨단 기술 통제를 지속해온 조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을 계승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당선이든 이미 앞선 임기에서 무역 전쟁을 본격화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귀환이든 껄끄러운 것은 마찬가지다.
중국 정부가 이번 대선 기간 두 후보 진영에서 중국 이슈를 꺼내 들 때마다 “중국을 구실로 삼는 것에 반대한다” 정도의 소극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 역시 고민스러운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해리스 부통령이 TV토론 등에서 대중 무역 전쟁을 자제하겠다는 입장을 취했고, 부통령 러닝메이트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가 중국에서 생활한 적이 있다는 점 등이 중국에는 플러스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트럼프 1기’ 때 시행한 대중 무역전쟁 강도를 더 높이겠다고 공언했다. 자신이 당선되면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대폭 강화하겠다고도 밝혔다. 이에 4일부터 8일까지 열리는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에서 트럼프 당선 시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 규모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러시아 크레믈궁은 미국 대선이 러시아의 주요 관심사가 아니라고 반복해 밝혀왔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 중단을 요구하고 당선 시 전쟁을 끝내겠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선호한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러시아로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을 통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결속력 약화를 노릴 수도 있다.
미국의 우방인 유럽 역시 대부분이 공식적으로 특정 후보 지지 여부를 언급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미국 우선주의를 바탕으로 관세와 방위비 문제 등을 들고 나오는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는 동맹과 파트너 관계를 강조하는 해리스 부통령의 당선을 기대하는 정서가 읽힌다.
유럽 내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트럼프 1기에서처럼 미국과의 무역 분쟁 심화와 나토 방위비 분담금 갈등 등의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를 것을 우려한다.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에 회의적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돼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시도한다면 유럽 안보 측면에서 긴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다만 폴리티코 유럽판은 지난달 29일 “일부 유럽연합(EU) 국가 당국자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을 남몰래 응원하고 있다”고 보도하는 등 트럼프의 귀환을 바라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행정부와 안보 동맹으로 밀착해온 일본은 누가 당선되든 미·일 동맹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일본 역시 대부분 유럽 국가와 비슷하게 트럼프보다는 해리스를 선호하는 모양새다.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전 총리 내각이 바이든 행정부와 합의한 ‘5년 내 방위비 국내총생산(GDP) 2%까지 증액’이 깨지고 추가 증액을 요구하고 나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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