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함에 따라 부인 멜라니아 여사도 4년 만에 다시 영부인(퍼스트레이디)이 됐다.
1970년생인 멜라니아 여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는 24살 어리다. 유럽 슬로베니아 출신으로 이탈리아와 프랑스에서 모델로 활동했고 1996년 미국으로 이주해 귀화했으며, 2년 후 뉴욕의 한 파티에서 트럼프 당선인을 만났다. 그의 구애 끝에 2005년 결혼, 세번째 부인이 됐다. 이듬해엔 아들 배런을 낳았다.
멜라니아 여사는 백악관에 입성한 후에도 말을 아끼며 언론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아 '은둔의 영부인'이라는 별명이 붙었고, 좀처럼 백악관을 벗어나지 않아 당시 백악관 경호원들 사이에선 애니메이션 여주인공 '라푼젤'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멜라니아 여사의 패션 정치는 주목을 받았다.
2017년 취임식에서 선보인 스카이블루 수트는 아메리칸 드림의 신화를 일군 디자이너 랄프 로렌의 제품으로, 애국주의와 글로벌리즘을 동시에 암시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1960년대 복고풍의 이 수트는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부인 재클린 여사를 연상시키기도 했다.
패션 때문에 논란이 일기도 했다.
허리케인 재해 지역을 방문하면서 굽이 높고 얇은 '스틸레토 힐'을 착용해 무신경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2016년 이민자 아동 수용시설을 방문했을 땐 '난 상관 안 해, 너는?'(I REALLY DON'T CARE, DO U)라는 문구가 적힌 재킷을 입어 논란이 일었다. 당시 트럼프 당선인이 불법 이민자 부모-아동 격리 수용 정책을 철회한 직후 이뤄진 방문이었던 탓에 이 의상은 더 큰 반발을 불렀다.
이번 대선 캠페인에서도 멜라니아 여사는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부부간 불화설까지 돌았다.
멜라니아 여사는 지난 7월 공화당 전당대회에 등장했지만 다소 '어색한 장면'이 연출됐다. 트럼프 당선인이 멜라니아 여사의 얼굴 쪽으로 입술을 내밀며 가까이 다가갔지만, 멜라니아 여사는 트럼프 당선인의 입술 대신 뺨 쪽으로 얼굴을 댔고 결국 트럼프 당선인은 그의 볼에 입을 맞췄다.
'트럼프 1기' 때도 종종 불화설이 나오곤 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2017년 5월 이스라엘을 방문한 당시 남편의 손을 탁 쳐내는 장면이 포착돼 입길에 올랐다. 미국 NYT는 최근 멜라니아 여사가 회고록에서 이와 관련해서 당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부부 앞에서 걸어가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다만 대선 막바지인 9월 말부터는 본격적으로 언론에 등장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9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남편이 대통령직에 적임자라고 추켜세웠다. 10월 말 인터뷰에서도 "그는 히틀러가 아니다"라며 "사람들이 남편을 지지하는 것은 미국이 성공하는 것을 보고 싶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10월 중엔 트럼프 당선인과 나란히 자선모금 행사에 참석했고, 뉴욕시 유세장에 나와 이례적으로 지지 연설도 했다.
10월 초 발간한 회고록에선 여성의 자기 결정권에 대한 절대적인 지지 입장을 밝혀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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