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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작’ 퍼붓는 野… ‘尹 탄핵’ 불타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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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11-09 09:57:23 수정 : 2024-11-09 09:5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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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장외집회·특검·녹취 공세
정치권 “사실상 尹 탄핵 겨냥”
민주 “불을 놓은 건 尹의 입”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한 야당 공세가 거세다.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야당 주도로 김건희 특검법을 통과시켰다. 더불어민주당은 같은 날 윤 대통령 부부 공천개입 의혹 핵심 당사자인 명태균씨의 대화 음성파일을 추가로 공개했다. 9일엔 서울 시내에서 윤 대통령 부부를 규탄하는 대규모 장외집회를 진행한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민주당이 사실상 윤 대통령 탄핵을 위한 ‘장작’을 연일 밀어넣고 있단 평이 대다수다. 실제 7일 윤석열 대통령 대국민담화 이후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인사들이 윤 대통령 탄핵을 시사하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내놓고 있다. 다만 민주당 내에서는 “이미 탄핵 여론에 불을 붙었고, 그 불씨는 결국 윤 대통령의 ‘입’”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16차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불참 속에 김건희 특검법(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의결하고 있다. 뉴스1

◆“尹, 대통령 자격 없어”

 

박찬대 원내대표는 8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 담화에 대해 “처참하고 참담한 ‘제2의 개사과’”라고 비판하면서 “윤 대통령은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시종일관 위협적인 자세, 진실을 피하는 변명과 거짓말, 헌법과 법률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대통령의 태도와 인식은 윤 대통령이 과연 대통령 자격이 있느냐는 물음을 남겼고, 그에 대한 대답은 아니올시다이다”라고 말했다. 

 

김병주 최고위원은 이날 JTBC 유튜브 방송에서 당내에서 논의되는 탄핵·하야·임기단축 개헌 중 어떤 부분에 공감하냐는 질문에 “(윤 대통령이) 빨리 그만두는 걸 선택한다”며 “3개 다 각각 주장하는 분들이 많다. 저는 3개 중 빨리 내려오는 게 뭔지 그대로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공식 입장이 아니란 입장이지만 이미 개개 의원들은 탄핵이나 임기단축 개헌을 추진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터다. 당장 이날 민주당·조국혁신당·사회민주당 의원 30여명이 ‘대통령 파면 국민투표 개헌연대’를 출범시켰다. 마찬가지로 야권 의원 40∼50명이 참여하는 ‘윤석열 탄핵 의원연대’도 13일 발족 예정이다.

 

결국 민주당의 목표는 윤 대통령 ‘탄핵’이란 평이 나올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윤 대통령 담화와 관련해 “대통령에게 시간을 주어야 한다”며 “야권도 ‘닥치고 탄핵’이라는 굴절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말꼬리 잡기식 논쟁을 멈춰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거짓말투성이 대국민담화 윤석열 대통령 긴급 규탄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탄핵·하야 ‘불’을 놓은 건 尹 본인”

 

한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탄핵이든 하야든 인위적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그 여론이 충분히 무르익어야 하는 문제”라며 “현 시점 탄핵 여론에 불이 붙었다면 윤 대통령 본인이 불을 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전날 윤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를 두고 하는 말이다. 윤 대통령은 140분간 담화와 기자회견을 진행했지만 공천개입 의혹을 촉발시킨 “김영선 해줘라” 육성 녹음파일에 대해 분명한 해명을 내놓지 못했다. 당시 “진심 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이기도 했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에 대한 사과냐’는 질문에 “딱 집어서 이 부분은 잘못한 거라고 하면 거기에 대해 딱 팩트에 대해 사과드릴 것”, “어찌됐든 사과” 등 답변으로 ‘개사과 시즌2’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윤 대통령 지지율은 곤두박질쳤다. 한국갤럽이 지난 5∼7일 전국 성인 1002명 대상으로 조사(오차범위 95% 신뢰 수준에서 ±3.1%포인트)한 결과, 윤 대통령 직무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17%, 부정 평가는 74%로 나타났다. 전주 조사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이 19%를 기록해 최초로 10%대에 진입한 데 이어 한 주 사이 다시 2%포인트 추락한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시간을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작’ 쏟아붓는 野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9일 숭례문 앞에서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제2차 국민행동의 날’ 집회를 진행한다. 이 자리에는 민주당 외 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이 연대사를 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16일에도 3차 집회를 열기로 했다. 민주당은 당장은 이들 집회에서 ‘탄핵’ 구호를 외치진 않는단 입장이다. 다만 다른 정당 발언 등에서 자연스레 탄핵을 시사하는 주장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이 공식적으로 초점을 맞추고 있는 건 김건희 특검이다. 8일 법사위 전체회의 문턱을 넘은 김건희 특검법은 14일 본회의에서 야당 주도로 표결 처리될 예정이다. 김건희 특검법이 추진된 건 이번이 세 번째다. 윤 대통령이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재의요구권)을 또 한 번 행사하면 부정 여론이 더 높아질 것이란 게 민주당 측 관측이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 거부권 행사 이후 이달 28일 본회의에서 재표결한단 방침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이 재표결 국면에서 변수가 될 수 있는 건 국민의힘 내 친윤(윤석열)·친한(친한동훈) 갈등이다. 이들은 김건희 여사 문제 해법을 둘러싼 온도 차로 신경전을 계속 해오는 터다. 민주당 지도부는 연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등을 겨냥해 김건희 특검 수용을 촉구하는 중이다. 민주당 박 원내대표는 이날도 “한 대표는 이제 결단하라. 적당히 말로 때울 수 있는 시간은 끝났다”며 “정권과 함께 몰락할 것인지, 민심과 함께 할 것인지 선택하라”고 했다.

 

민주당은 이밖에 명태균씨 음성파일을 연달라 공개하고 있다. 이날만 해도 명씨가 김 여사와 “청와대 가면 뒈진다”, “영부인 사주” 등 무속에 근거한 대화를 나눴다고 주장하는 대화를 배포했다. 이는 2022년 3월 대선 직후 명씨가 지인과 나눈 대화란 게 민주당 설명이다.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서면브리핑을 통해 “녹취에 나온 발언대로면 ‘청와대에 들어가면 죽는다’는 명씨 조언을 김 여사가 완벽하게 신뢰했고, 이 때문에 대통령실 이전을 서둘렀다는 설명이 가능해진다”며 “명씨의 무속적 시각과 발언이 김 여사의 관심을 끌었고, 김 여사의 신뢰를 통해 국정 운영에 무속이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김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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