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 공사 출신 153명 이직
채용 관여 ‘제 식구 챙기기’ 의혹
서울교통공사 임직원이 대거 자회사에 재취업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다. 7조원이 넘는 부채 해결을 위해 인력감축 계획을 공표한 공사가 자회사로 임직원들을 옮겨 보내는 방식으로 오히려 조직 비대화를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13일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곽향기 의원이 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자회사 5곳(서울메트로환경, 서울도시철도그린환경, 서울도시철도엔지니어링, 서해철도, GTX-A)으로 이직해 재직 중인 공사 출신 임직원은 153명이다. 임원은 총 36명이 옮겨간 가운데 재직자는 12명이다. 또 다른 자회사 김포골드라인운영의 경우 내년 1월1일 기업청산을 앞두고 있다는 이유로 자료 제출을 하지 않아 집계에서 제외됐다.
회사별로는 서울메트로환경이 가장 많은 71명으로 집계됐다. 이어 서울도시철도그린환경 31명, GTX-A 26명, 서울도시철도엔지니어링 20명, 서해철도 5명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10월 설립된 GTX-A의 경우 임원 5명 중 3명이 공사 출신으로 구성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각 자회사 채용 과정에서 공사의 전현직 직원들이 면접관으로 대거 참여하면서 ‘제 식구 챙기기’ 의혹도 나온다. 자회사 채용 면접관으로 참여한 공사 전현직 임직원은 32명이었다. 일부 면접관 선정기준 역시 ‘학식 또는 능력을 가진 자’, ‘해당 직무에 대한 실무에 정통한 자’ 등 지나치게 주관적이어서 공정성 논란이 함께 제기된다.
올해 6월 기준 공사의 총부채 규모는 7조833억원에 달한다. 공사는 대규모 부채를 줄이기 위한 자구책으로 2026년까지 2212명의 인력감축을 추진 중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임직원들이 대거 자회사로 옮겨가는 것은 자구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공사 측은 면접 기준 개선 등 채용 공정성 확보를 위한 대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곽 의원은 “부채 해결을 위해 전동차 승무 인력까지 감축하겠다면서 자회사로 고위직을 옮기고 승진 자리를 만드는 공사의 비대화 양상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회사의 투명한 채용 기준 수립과 조직관리 등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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